병원 검사 결과지에 나오는 사구체 여과율과 신장학회 홈페이지에서 조회한 사구체 여과율 결과가 차이나는 이유
만성 콩팥병 환자라면 정기적으로 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본인의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구체 여과율 변화에 일희일비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왠만한 의료전문가 못지않은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만성콩팥병 환자분 진료때는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구체 여과율을 메모지에 적어드리면서 수치를 기억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어떤 만성 콩팥병 환자분의 경우 크레아티닌 수치를 가지고 신장학회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추정 사구체 여과율 계산기로 계산해보는 분도 계신데, 가끔 병원에서 받은 검사결과지 상 추정 사구체 여과율 수치가 서로 다르다며 어떤 것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문의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구체는 신장의 작은 필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의 전체 사구체, 즉 필터가 얼마나 잘 걸러주는지에 대한 정보입니다. 사구체 여과율은 혈액 속 특정 물질이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얼마나 배출되는지를 알면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 중 하나가 이눌린(inulin) 인데, 사구체를 통해 자유롭게 여과되고 이 후 재흡수되거나 분비되지 않아 사구체 여과율 측정에 이상적인 물질입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 상황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려워 (구하기 어렵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로 대체하여 사용합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대사되어 생성 또는 단백질 식이 섭취에 의해 흡수되어 일정한 속도로 혈액 속으로 녹아듭니다. 사구체를 통해 자유롭게 여과되고 재흡수는 되지 않습니다. (세뇨관에서 분비는 일어나기때문에 소변 크레아티닌의 청소율로 구한 사구체여과율은 신기능이 많이 좋지 않은 분에게서는 실제 기능보다 콩팥 기능이 더 좋게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간단하게 사구체 여과율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단, 급성 신기능 저하는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크레아티닌의 여과는 급격히 감소되더라도 혈액 속 크레아티닌이 축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크레아티닌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에 관련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3.06.16 - 추정 사구체 여과율 계산 (크레아티닌 Creatinine, 시스타틴씨 Cystatin-C)
실제 임상에서 쉽게 혈액속 크레아티닌 농도를 이용하여 사구체 여과율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크레아티닌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나이, 성별, 인종, 체중 등) 을 반영하여 여러가지 공식을 도출해낸 것입니다. 혈액검사를 통해 크레아티닌 농도를 구하고 공식을 통해 사구체 여과율을 추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1) Gockcroft and Gault 공식
249명, 평균연령 57세의 안정한 상태인 백인 남성들을 통한 연구에서 도출된 공식입니다.
체표면적으로 보정된 공식이 아니므로 보정이 필요합니다. (단위가 mL/min 인 이유입니다.)
이 공식은 주로 약물의 용량을 결정할 때 사용합니다.
(2) MDRD 공식
체표면적으로 보정된 사구체 여과율을 추정하는 공식입니다.
크레아티닌 수치와 나이, 인종, 성별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습니다.
1999년에 발표되어 이 후 수정 보고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CKD-EPI 공식을 많이 사용하나, 이전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던 공식입니다.
평균연령 51세 남자, 평균 사구체여과율 40 mL/min/1.73m2, 주로 백인 (88%) 으로 구성된 인구를 통해 도출된 공식입니다. 이 공식은 평균 사구체여과율 40인 만성 콩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도출된 공식이므로 콩팥 기능이 정상인 분들은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구체 여과율이 실제보다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3) CKD-EPI
MDRD 공식의 단점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이거나 정상에 가까운 분들이 실제보다 낮게 평가되는 단점) 을 보완하고자 개발된 공식입니다. 연구 대상자의 사구체 여과율의 범위가 넓어 사구체 여과율 60 이상인 분들의 경우 MDRD 공식보다 더 정확하다고 평가됩니다. 60 이하의 경우에는 MDRD 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 업데이트 되어 2021년 공식이 나왔습니다.
결론 : 사구체 여과율이 60 이상인 경우는 CKD-EPI 공식 사용이 권장되며, 그 이하에서는 MDRD, CKD-EPI 공식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병원 검사 결과지에 나오는 사구체 여과율과 신장학회 홈페이지에서 조회한 사구체 여과율 결과가 차이나는 이유
추정 사구체 여과율을 계산하는 공식을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크레아티닌 수치라고 할 지라도 검사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장학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사구체여과율 계산기는 CKD-EPI 공식을 사용합니다. 반면 다른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의원에서 사용하는 공식은 MDRD 혹은 CKD-EPI 공식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케이스 #1 : 남자, 50세, Cr 1.4
MDRD eGFR : 53.64 mL/min/1.73m2
CKD-EPI Cr eGFR (2009) : 58.17 mL/min/1.73m2
CKD-EPI Cr eGFR (2021) : 61.23 mL/min/1.73m2
Cr 1.4 에서는 MDRD 공식으로는 eGFR 53.6 으로 만성콩팥병 3A단계에 해당하나, CKD-EPI 공식으로는 eGFR 61.23 으로 만성콩팥병 2단계에 해당됩니다.
케이스 #2 : 남자, 50세, Cr 2.3
MDRD eGFR : 30.25 mL/min/1.73m2
CKD-EPI Cr eGFR (2009) : 31.92 mL/min/1.73m2
CKD-EPI Cr eGFR (2021) : 33.75 mL/min/1.73m2
Cr 2.3 에서는 MDRD 공식으로는 eGFR 30.25, CKD-EPI 공식으로는 eGFR 33.75 으로 만성콩팥병 3B단계에 해당됩니다.
https://ksn.or.kr/general/about/check.php
2023.07.17 - 건강검진 결과지 해석 잘못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