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받으시는 분들은 영양섭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투석 하면서 작은 영양분들이 빠져나갈 수 있고, 요독과 산증 자체도 근육을 분해시키고 영양소의 흡수하여 살을 만들고 근육을 만드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석받으시는 분들은 영양섭취, 그 중에서도 단백질을 더욱 신경써서 잘 드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음식을 아무거나 막 드시면 안됩니다. 베이컨, 소시지, 치즈 등에도 단백질이 있지만, 인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또 입맛이 없다고 과일 위주로 드시면 칼륨이 몸에 쌓여 위험합니다. 따라서 인은 적게 들었지만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많은 계란 흰다, 생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두부 등을 꼭 챙겨서 드시고 우유도 200mL 이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60대 남자환자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투석 후 기운이 없고 이명이 들려 힘들어하셨습니다. 체중을 많이 빼면 더 힘이드니 체중을 적게 늘어오기 위해 식사량을 줄였습니다.
그러다 혈압이 슬슬 상승하는 듯 하다가 숨이 찬 증상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흉부 X-ray 를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2달전 촬영하였던 사진과 다르게 심장의 크기도 커지고 심장 주변으로 폐부종도 보입니다.

심장 초음파로 심장의 뛰는 모습을 보았을 때, 심장 기능 자체의 문제는 없어보였습니다. 아마도 최근 식사량이 적고 영양섭취가 적어 점점 근육과 살이 빠지고 있었고, 빠진 근육과 살이 물이 되어 남았습니다. 그 잔여 수분이 혈압을 올리고 심장을 힘들게하고 폐에도 수분이 쌓이게 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대처 방법은 간단합니다. 건체중을 낮추는 것! 즉 투석으로 잉여 수분을 빼내는 것입니다. 말은 쉬운데 사실 매우 힘든 과정입니다. 수분을 빼내는 과정에서 혈압이 더 상승할 수도 있고, 두통이 생기거나 투석 후 무기력감이 심하게 몰려오기도 합니다. 투석이 너무 힘드니, 다음 투석 때 체중을 더 빼야할 것을 생각하여 식사를 더욱 적게 드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체중 감량하는 것만큼 영양섭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늘어올 수 있는 체중의 범위 내에서 충분한 영양분 (단백질) 을 섭취하고, 투석 때마다 조금씩 건체중을 낮추는 한편, 혈압이 조절이 안된다면 혈압약도 증량하여 혈압도 안정화시켜야 합니다.
영양 섭취의 감소 → 근육 감소 → 체중 감소 → 체내 잔여 수분의 증가 → 혈압증가, 부종, 호흡곤란 → 건체중 감량 → 영양은 부족하고 체중은 계속 빠지는 악순환
위 환자분도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단백질 섭취량을 늘렸습니다. 평소 잘 안드시던 고기를 더 많이 드셨고 체중도 이전보다 더 늘어오셨습니다. 물론 일정 범위 내에서 체중을 늘어오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건체중의 4% 이내) 정말 필요한 음식만 효율적으로 드셔야 합니다. 영양분은 부족한데, 괜히 체중만 늘릴 수 있는 국물음식, 짜고 매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운 것도 염분이 많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위 사진은 최근에 찍은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심장의 모습도 좋아보이고, 폐부종도 줄었습니다. 혈압도 좋아져서 혈압약도 줄이고 있습니다. 영양이 부족해서 몸에서 근육과 살이 분해되고 물이 남던 상태에서 지금은 영양이 좋아져 몸에 있는 물을 끌어다가 근육을 붙이고 살을 붙여 살이 찌고 있는 상태입니다. 분해되는 상태에서 합성되는 상태로 바꿔야 합니다.
양질의 영양분을 제한된 체중 범위 내에서 섭취 → 근육량 보존, 체중 유지 → 체내 잔여 수분 별로 없음 → 혈압 안정적, 부종 없음, 호흡곤란 없음 → 건체중 유지 →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영양상태 유지되는 선순환
현재 이 분은 ‘잘 드시고’, ‘거뜬히 투석도 받으시고’, ‘투석 후에도 잘 생활’하시는 안정된 투석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그 동안 줄이기만 했던 건체중이었는데, 지금은 혈압이 좋고 조금씩 낮아지는 듯하여 혈압약도 줄이고 건체중도 조금씩 올리는 상태입니다. (살이 찌고 있는 상태)
어떤 환자분들은 “어차피 투석으로 다 빼가는데 많이 먹어서 뭐하나?” 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투석으로 빼가긴 합니다. 그러나 물만 주로 빼간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영양은 남기고 물만 빼갑니다. 그러니 ‘잘 드시는 것’이 절대 헛된 일이 아닙니다.
또 어떤 분은 “체중 많이 늘지 말라고 해서 적게 늘어왔는데, 왜 많이 먹으라고 하세요?” 라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 말씀도 맞습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적게 늘어와라” 가 아니라 “(지나치게) 많이 늘어오지 말라” 라는 것입니다. 즉 제한된 범위내 (보통 건체중의 4% 이내) 에서 잘 챙겨드시고 체중도 늘어오시라는 것입니다. 식사를 잘 하시는데도 소변량도 많아서 체중이 별로 늘어오지 않는 분이 계신데, 이런 분에게는 해당되는 내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