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 체중 감량 후 어떻게 달라졌을까?

혈압이 높은 젊은 환자분

30대 남자 환자분입니다. 혈압이 높아 내원하셨습니다. 혈압약을 처방하여 드시고 계심에도 진료실에서 혈압이 140이 넘어 자꾸만 혈압약을 증량하였습니다. 결국 혈압약의 종류만 3가지를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혈압은 130대 후반에서 더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중성지방도 245로 높고 LDL-콜레스테롤도 177로 높습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약도 추가하였습니다.

게다가 간수치도 높습니다. 보통 40 미만이 정상인데, 68/145로 높습니다. 간초음파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이 확인됩니다. 또 요산 수치도 8.3 으로 높은 상태입니다.

젊은 나이임에도 웬만한 혈압약으로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습니다. 각 혈압약의 최대 용량으로 3가지를 병합해서 쓰는데도 혈압이 아슬아슬합니다. 지방간에 콜레스테롤까지 높았습니다. 게다가 체중은 95kg로 비만. 여러가지 문제가 똘똘 뭉쳐있습니다.

각성하고 체중을 감량하다.

그렇게 외래에서 고민이 깊어질 무렵, 작년 말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병이 많으면 안된다며, 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강한 의지로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였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제 없이 운동과 식이조절만 시행했습니다.

올해 1월에 11kg 정도 감량하였고 이 후 4kg, 최근에는 5kg 정도 추가로 더 감량하여 1년여 기간동안 총 20kg를 감량하였습니다. 지금은 75kg 정도 됩니다.

15kg 감량한 후 변화는?

체중을 감량하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우선 15kg 정도를 감량 후에 혈압이 확 내려갔습니다. 수축기 혈압 140 내외에서 측정되던 혈압이 110대로 내려갔습니다. 그동안 증량하기만 했던 부담스러운 혈압약들을 얼른 줄였습니다.

혈액검사에서도 놀라운 일이 펼쳐집니다. 높기만 했던 간수치는 최초 AST/ALT 68/145에서 45/27 로 감소하였습니다. ALT 는 정상이 되었으나, AST 는 정상 기준 40보다 약간 높습니다. AST 는 간 뿐 아니라 근육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운동을 열심히 한 상태라 약간의 근육 손상이 있어 AST 만 살짝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증거로 CPK 라는 근육 수치가 770 으로 높습니다.) 사실상 간수치는 정상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rGTP 수치도 139에서 19로 완전히 정상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체중을 감량하면서 지방간이 극적으로 좋아진 결과입니다.

또 LDL-콜레스테롤도 약 복용 중 123이었는데 72로 떨어지고, 중성지방도 218에서 117로 정상화 되었습니다. 당뇨 수치(당화혈색소) 도 5.8% 당뇨전단계에서 5.1% 정상으로 떨어졌습니다.

혈압을 비롯하여 콜레스테롤, 간수치, 혈당 모두 좋아졌습니다.

20kg 를 감량한 후 변화는?

최근에 체중을 추가로 5kg 정도 더 감량 후 8월에 외래로 내원하였습니다. 혈압이 더 좋아져서 혈압약을 드심에도 혈압이 낮고 어지러워서 혈압약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감량하였습니다. 예전에 혈압약이 잘 듣지 않았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입니다.

최근에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도 놀랍습니다. 여전히 간수치는 정상, 공복 혈당은 98에서 89로 더 떨어지고 당뇨 수치도 5.1% 에서 4.6% 으로 더욱 감소하였습니다. 중성지방도 117에서 64로 더 감소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화 되었습니다. 과거에 보였던 비정상 검사결과들이 모두 정상 범위로 들어왔습니다.

혈압약은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

이 환자분의 경우를 보면 체중을 20kg 감량 후 혈압약을 극적으로 줄였습니다. 최소한의 혈압약을 드시긴 하지만 처음과 비교하여 매우 적은 용량입니다.

혈압약을 끊고 싶다면, 혈압을 낮출 수 있는 나 스스로의 변화와 희생이 필요합니다.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원인을 고친다면 혈압약을 끊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 최소한 혈압약을 줄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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