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술을 드신 분 간수치가 높아서 내원
연말에는 병원은 건강검진을 하러 오시는 분들로 복잡합니다. 어느 날 중년의 한 남성분이 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내원하였습니다. 다른 검진센터에서 검사를 한 자료인데, 간수치가 높다고 하여 내원한 것입니다. 검진에서 간수치가 높아서 오신 분들은 참 많습니다. 대부분 지방간, 음주, 약물에 의한 간염이 대부분이고 그 외 바이러스 간염, 담석증 등의 원인이 있습니다. 가끔 간수치가 높아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에서 당뇨가 진단되는 경우도 드물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중년의 남성분께 여쭤보니 술을 매일 드신다고 합니다. 소주를 한 병씩 매일 드셨다고 하니, 아마도 알코올에 의한 간수치 상승으로 쉽게 생각했습니다.
우선 혈액검사를 먼저 시행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실제로 간효소수치의 상승이 확인됩니다. 간효소는 AST와 ALT 가 대표적입니다. 간세포 내에 있어야 할 효소가 간세포가 파괴되면 밖으로 나와 혈액에서 검출되는 것입니다. 보통 40정도까지 정상으로 보는데 이 분은 AST 90, ALT 145 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심한 분은 몇 백, 몇 천까지도 상승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상승입니다. 황달 수치 (Total bilirubin) 은 정상이었으나 r-GTP 는 700대로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r-GTP는 음주시 상승할 수 있는데, 이 환자분의 경우 매일 소주를 드셨던 분이라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검사결과였습니다. B형 간염,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는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다만, 간수치 상승에 더하여 AFP 라는 간암이 있을 때 검출되는 암표지자를 보았을 때 15로 높은 것이 미심쩍습니다. (5.8까지 정상 범위)
간수치 상승에 대해 간의 모양도 보고 간 내부의 염증이나 담석증, 담낭의 염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간초음파를 시행했습니다. 비록 간암표지자 수치가 높긴 하였으나, '술을 많이 드신 분이라 당연히 지방간이 심하시겠지?' 정도만 상상하고 검사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검사결과는 깜짝 놀랄만했습니다. 간 내부에 커다란 종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너무 커서 암이 아니라 그냥 간이 좀 이상하게 보이는 것 아닐까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전체 크기는 대략 직경 10cm 정도 되는 크기 입니다.
간암이 의심되므로 확진을 위해서 CT 나 MRI 등의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 주변 장기에 전이되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크기가 매우 큰 편이므로 완치목적의 수술적 절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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