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안면마비 얼마전 투석실 회진 중 갑자기 한 남자 환자분이 증상을 말하십니다. "입이 돌아간 것 같아요." 정말 한쪽 입꼬리가 어색하고 이상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긴 신경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얼굴 신경인지, 뇌문제인지를 구별해야합니다. 바로 뇌경색으로 인해 안면마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한번 해보세요." "볼에 바람불어 넣어보세요" "위를 올려다 보세요" "눈을 꽉 감아보세요" "혀를 내밀어보세요" 몇 가지 테스트를 해봅니다. 이때 잘 봐야할 것이 양쪽 얼굴이 대칭적인지, 특히 눈썹과 눈, 이마의 주름을 잘 봐야 합니다. 이 분의 경우 '이-- 해보세요' 라고 했을때 한 쪽 입꼬리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위쪽을 쳐다보세요' 라고 지시하였..
좀 이상해서 CT 찍어봤더니 뇌출혈?! 1년 반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70대 후반의 할머니 투석환자분이셨는데, 투석 중에는 혈압도 떨어지지 않고, 체중도 적당히 늘어오시고, 검사 결과도 좋으신, 매우 안정적인 분이셨습니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요새 불편하신 점은 없으세요?" 라고 여쭤보면, 항상 웃으면서 다 괜찮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투석실 주치의로서 그 분 앞을 지나갈 때 마음이 참 편했습니다. 한번은 투석을 마치고 집에 다 도착해서, 계단을 오르다가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치셨습니다. 다음 투석에 오셨을 땐, 표정이 좋진 않았지만, 역시나 말로는 "자긴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왠걸... 혹시나 싶어 고관절을 눌러보니 "으억!" 비명을 지르시더군요. 이 정도 통증이면, 골절이겠다싶어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