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나 그냥 투석 2번 할래

기본 혈액 투석의 횟수

본래 투석은 1주일에 3회 시행합니다. 1번 시행할 때 4시간씩 합니다. 말이 4시간이지 4시간 동안 한쪽 팔이 고정된 상태로 가만히 누워있는 일은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무척 지루합니다.

그래서 투석하신지 얼마 안된 환자분들께는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투석을 하면 신장이 좋아져서 언젠가는 투석을 중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진 분이 계십니다. 투석 중단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열심히 하면 투석 횟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대다수의 경우에서 투석을 중단하거나 투석 횟수를 줄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콩팥 기능이 많이 나빠진 상태에서 투석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콩팥 기능은 비가역적인 상태로 기능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석실에서는 기대와 실망이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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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횟수에 대한 고민

최근에 콩팥 기능이 갑자기 나빠져서 투석을 시작하신 노인 환자분이 계십니다. 보통 급성으로 콩팥이 나빠진 경우라면, 그 원인을 잘 치료해주면 투석을 하다가도 중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담당 교수님은 투석을 중단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저울질 중이었습니다.

이 분은 주 3회 투석이 아니라 주 2회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짧게 신장내과 외래 진료를 다니시면서 투석 횟수를 어떻게 할지 상의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물론 투석을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동정맥루를 만드는 혈관 수술도 하지 않고 투석 카테터만 가지고 계셨습니다.

투석 하러 오시면 1.3~1.7 kg 정도 체중이 늘어오셨고, 소변도 잘 보시고 부종도 없었고 고령이시나 그럭저럭 생활을 잘 하고 계십니다. 최근 외래 진료에서도 담당 교수님은 주 1회로 줄여보자는 판단을 내리신 상태에서 환자분이 투석실로 오셨습니다.

외래진료에서 주 1회로 투석해도 된다고 들으셨으니 당연히 주 1회로 투석을 줄여달라고 요청하실 줄 알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만 투석을 해도 된다니 좋으시겠어요.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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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분의 선택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어차피 콩팥이 좋아질 것 같지도 않고 앞으로 점점 나빠질텐데, 그냥 지금처럼 2번 하고 싶어요. 그냥 2번 하면 안될까? 내 나이가 몇 인데…”

환자분은 투석 횟수를 줄이는 선택보다는 지금처럼 유지하시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사실 저도 이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옆에서 이 분을 쭉 지켜본 결과, 제 예상에 주 1회도 가능하긴 하실 것입니다. 다만 아슬아슬한 주 1회 투석이 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수분이나 음식 섭취량 조절을 잘못했을 경우 1회 투석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이 체중이 늘어오실 수 있습니다. 또 요독 수치도 높은 편이었는데, 주 1회 투석으로 변경시 가려움이나 소화장애, 수면장애 등 요독 증상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주 2회로 유지한다면, 한 번 투석시 제거해야하는 체내 수분량이 적으므로 투석 시 부담이 적습니다. 또 주 1회 투석시 체중조절에 실패하여 호흡곤란, 부종 등 힘들고 위험한 증상을 겪을 수도 있는데, 이러한 위험도 줄어듭니다. 또 요독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지 않으니 요독증상의 확률도 낮아집니다.

궁극적으로는 남아있는 신장에 부담이 적어지므로 (이 분은 신장 기능이 아직 남아있어서 주 1회 투석을 할지, 주 2회 투석을 할지 고민하셨던 분입니다. 신장 기능이 모두 소진되었다면 이런 고민 없이 주 3회 투석으로 진행했을 것입니다.) 신장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주 2회 투석실에 내원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생겼지만, 그럼에도 주 2회 투석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한 시간을 누리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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