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암 검진! 잘 챙겨서 해야합니다.
- 00_투석실 이야기
- 2021. 6. 7.
[투석실 이야기] 암 검진! 잘 챙겨서 해야합니다.
또 제가 근무하는 투석실에 계신 분 이야기입니다. 체격이 작으신 60대 남성 환자분으로, 혈압이 높아 혈압약을 많이 드시는 분입니다. 반면 투석간 체중 증가량이 많은 편이어서 투석 후 다소 힘들어 하시는 분입니다. 몇 달 전 평소보다 투석 중 혈압 저하가 심하여 혈관 상태를 좀 확인하고 싶어 초음파 검사를 제안드렸습니다.
저는 투석환자분 초음파를 할 때 복부 뿐 아니라 갑상선, 신장, 방광, 경동맥 다 봐드리는데, 일종의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투석환자분들은 암의 발생 위험이 다른 일반 분들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초음파 검사로 림프종이나 갑상선암, 담석증 등을 미리 진단했던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환자분은 초음파 검사가 귀찮다는 이유로 거부하셨습니다. 아쉬웠지만 환자분 스스로의 동의가 있어야 검사를 할 수 있고, 어떤 검사든 강제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로부터 몇 주 뒤 그 환자분이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밤새 복통이 있어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급성 담낭염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아 그 때 초음파 검사를 했으면 담석을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환자분이 치료를 다 받고 퇴원 하신 후 퇴원 서류를 확인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 복통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응급실에서 시행했던 CT 에서 담낭염 뿐 아니라 콩팥의 암도 확인이 된 것입니다. 콩팥의 암은 6cm 정도로 크기도 큰 편이었습니다.
입원하여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시행하였고, 콩팥 암에 대해서도 콩팥 전체를 수술로 도려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행운의 담낭염인 셈입니다. 담낭염이 아니었으면, CT 도 찍어보지 않았을 것이고, 콩팥 암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병리 기록을 보니 초기 암은 아니었습니다.
전이가 되어 항암치료까지 받게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수술이 잘 되어 항암치료 없이 경과를 보기로 하였습니다.
투석하시는 분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암 검진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기신부전 환자분은 일반사람들보다 암이 더 잘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투석실에서 매달 혈액검사를 하고, 3개월 마다 흉부 X-ray 를 촬영합니다.
얼핏 검사를 많이 하는 것 처럼 보이나, 절대 암에 대한 검사는 아닙니다.
혈액검사로 암진단을 할 수 없고, 흉부 X-ray 로 작은 폐암을 찾기 어렵습니다.
귀찮더라도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흉부 CT, 복부 CT, 복부 초음파, 갑상선 초음파 등 숨어있는 암을 찾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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