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이라니...
- 00_투석실 이야기
- 2022. 8. 6.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이라니...
1. 갑자기 뇌출혈로 입원
투석실에서 여러 환자분들을 지켜보다보면 각자의 혈압 패턴이 있는 듯합니다.
(1) 어떤 분은 처음부터 130으로 시작하여 끝날때까지 유지하는 분이 계신 반면,
(2) 대체로 투석 시작 후 후반부로 가면서 혈압이 약간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3) 또 당뇨를 오래 앓으신 분이나, 체중이 많이 늘어오신 분의 경우
투석 시작은 140 으로 했지만 1시간 뒤 혈압이 갑자기 100으로 급강하하는 분도 있습니다.
(4) 어떤 분은 중반까지는 멀쩡하다가 투석 종료 30분을 남겨두고 갑자기 혈압이 급강하하는 분도 있습니다.
(5) 반대로 투석을 하면서 혈압이 자꾸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또한 좋지 않은 징후입니다.)
(6)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의 경우 혈압이 낮은 상태로 시작하여 투석 끝까지 낮게 (절대 안떨어짐. 혈압 낮아보이나 편안함.) 유지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데 위 6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이상한 경우가 있어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60대 여자환자분입니다.
교통사고 이 후 거동이 불편하여, 항상 남편분과 같이 오시고,
짧은 거리는 걸을 수 있지만, 주로 휠체어를 타고 오십니다.
이분의 경우 혈압시작 120~130 으로 시작하지만, 투석을 하면서 점차 떨어집니다.
갑자기 확 떨어질때도 있어서 수분을 넉넉하게 제거하지 못합니다.
가끔 140~150으로 시작하지만 투석 후 이내 100~120대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혈압에 대해 크게 걱정을 안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경우는 처음 오실때 부터 혈압이 높은 경우나,
투석을 하면서 혈압이 점점 올라가는 경우를 경계합니다.
그런데 이 분이 입원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혈압이 높고, 뇌출혈이 미세하게 있어 close monitor를 위해 입원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전화상으로 혈압이 높다고 하니 깜짝 놀랐습니다.
2. 병원에서는 혈압이 정상
퇴원 후 투석실로 다시 오셨을때, 역시 혈압은 정상범위 였습니다.
다시 면담을 해보니, 입원 중에도 혈압이 170-180 이 넘게 나와서 고생하셨다 합니다.
투석실에서는 혈압이 너무 좋다못해 혈압이 잘 떨어져 고생인데.
집에서 혈압을 재오시도록 했습니다.
혈압이 중요하니, 철저히 혈압을 재시도록 교육합니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최소 두번은 꼭 재서 수첩에 적어오라고 하였습니다.
3. 집에서만 고혈압
수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퇴원할때 혈압약을 다시 세팅해서 오셨음에도
아침에 혈압이 180이 나옵니다. 이 후 아침 혈압약을 드시면 혈압이 좀 나아집니다.
그런데 투석하러 오시면 혈압이 괜찮습니다. 130으로 시작, 100으로 끝납니다.
몇일을 더 지켜봐도 같은 패턴입니다.
저녁혈압약을 더 추가해 드려서 현재는 아침 혈압도 120~140으로 좋아졌습니다.
물론 투석 중 혈압이 낮을때도 있지만, 집에서 혈압이 중요하므로, 혈압약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혈압을 기록해 오십니다.
투석실의 혈압은 믿지 마세요!
집에서 혈압이 더욱 중요합니다.
공인된 자동혈압계로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여 투석하러 오실때 지참하신다면,
더욱 풍성한 투석실 진료가 될 수 있습니다.
* 공인된 자동 혈압계 선택법 (아래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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