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최근 3년간 투석실에서 실제로 겪었던 혈변의 원인 모음
- 00_투석실 이야기
- 2022. 12. 23.
[투석실 이야기] 최근 3년간 투석실에서 실제로 겪었던 혈변의 원인 모음
투석실에서는 온갖 일들이 일어납니다.
투석실이 익숙해서인지 온갖 아픈 곳을 다 말씀해주시는데요.
무심코 있다보면 여기가 정형외과인지 피부과인지 헷갈릴정도 입니다.
가벼운 감기증상이나 관절통, 습진 등은 크게 문제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 혈변을 봤다고 말씀하셔서 가슴이 철렁 할때가 있습니다.
혈변은 그냥 넘길 수 있을 만한 증상이 아닙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찾아봐야 합니다.
최근 3년간 겪었던 혈변의 원인을 기록해봅니다.
빨간색 혈변을 봐요
혈변이 빨갛게 보였다면, 보통 항문이나 대장, 소장의 출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위에서 출혈이 생겼다면, 소화관을 따라 내려오면서 소화가 되어 (산화) 검게 변합니다.
물론 위에서 대량 출혈이 생겨 빠르게 다량의 혈액이 내려오면 소화될 시간이 없기때문에 빨갛게 보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너무 위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석실에 계시기 보다는 이미 응급실로 가셨을 것입니다.
(1) 치질 (치핵) ; hemorrhoid
치질로 흔히 말하는 병입니다.
아무래도 투석환자분들은 수분이나 과일, 채소 섭취가 제한되고
많은 약을 복용하시기 때문에 변비가 잘 생깁니다.
변비가 지속되면서 항문 주위 정맥 순환이 잘 되지 않고
울혈이 되면서 부풀게 되고 그 부분에 상처가 나면서 혈변이 생깁니다.
(2) 허혈성 대장염 ; ischemic colitis
나이 많으신 분, 혈관이 좋지 않은 분에게 주로 생깁니다.
장 구석구석 혈액이 돌아야 하는데,
혈관이 좋지 않으면 장에도 혈액순환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투석 중 혈압이 떨어질 때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취약한 부분이 생깁니다.
그 부위에 장점막이 헐어서 상처가 나고 혈변이 생깁니다.
복통이 있어서 화장실에 갔더니 점액성 설사와 혈변을 보게됩니다.
(3) 대변성 궤양 ; stercoral ulcer
이것도 변비와 관련이 있습니다.
직장은 대변을 저장하는 공간인데, 변이 너무 단단하고 오래 머물러 있으니
장 점막에 압박을 가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위의 압력으로 인해 혈액이 돌지 않기 때문에
궤양이 생기고 대변이 떨어져 나가면서 혈변이 생깁니다.
(4) 대장암
투석 환자분들은 일반인에 비해 암 발생률이 높습니다.
대장내시경을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조기에 암을 발견해야 합니다.
40대의 젊은 투석하시는 분이 혈변이 있어 대장내시경을 했고
크기가 큰 용종이 여러개 확인되었는데
그 중 대장암도 확인되었던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검은색 혈변을 봐요
(1) 위 궤양 ; gastric ulcer
극심한 스트레스, 소염진통제 복용, 아스피린 복용 등이 위궤양의 위험 요인이 됩니다.
(아래 포스팅 참조)
2022.08.07 - [투석실 이야기] 극심한 스트레스
(2) 식도/위 정맥류 출혈
정맥류라는 의미는 정맥 혈관이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합니다.
식도나 위에 정맥류가 생겼다면, 그 부분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대량 출혈이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보통 식도/위 정맥류는 그냥 생기지 않고 간경화의 합병증으로 나타납니다.
간이 딱딱해지면서 간으로 들어가는 정맥 혈관의 압력이 올라가서 생깁니다.
역시나 암이 문제입니다.
투석하시는 분은 암 발생확률이 높은데,
간암이 생긴 후 식도/위 정맥류 출혈로 검은색 혈변이 나타났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3) 위암
위암은 대체로 궤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 궤양은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투석하시는 분은 암 발생률이 높으므로 위 내시경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2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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