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항상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투석실 이야기] 항상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투석을 받으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합니다.

어떤 질환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별거아닌 것으로 여겼던 증상들이 알고보니 큰 병의 시작이었던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투석실에서는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던 증상들일지라도 허투루 넘겨들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사례 #1

 

50대 여성분입니다.

복통이 있고 입맛이 없어 식사를 잘 못한다고 합니다.

복통은 왼쪽 하복부쪽에 나타났습니다.

우측 상복부 부위에는 간과 쓸개가 있어 조심해야하고

우측 하복부에는 충수가 있어 조심해야하지만,

왼쪽 하복부는 좀 애매합니다.

 

상복부 / 하복부 초음파를 하였으나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혈액검사에서 염증수치가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거의 패혈증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가 나왔기에

곧바로 응급실로 가시도록 안내해드렸습니다.

CT 검사 결과 게실염이 심해져 농양(고름집)까지 생겼고

결국 장절제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현재는 많이 회복되어 식사도 잘 하시고 잘 지내고 계십니다.

 

https://my.clevelandclinic.org/health/diseases/10352-diverticular-disease

 

게실은 장의 약한 부분으로 장이 풍선처럼 부푸는 부위를 말합니다.

육식을 위주로 하는 서양사람들에게 흔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대장내시경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이런 게실에 음식물이 끼어들어가서 염증이 생긴 것을 게실염이라고 하는데

게실염이 악화되어 복강내 농양을 형성하고 이로인해 장절제 수술까지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사례 #2

 

60대 여성입니다.

최근 동정맥루 감염으로 세균이 혈액을 돌아다니는 균혈증으로

입원 치료하여 항생제 치료 하였던 분입니다.

입원 기간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오시자마자 하소연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 시점으로부터 2주 가량 지났을까.

어느 날 갑자기 등이 아프다고 호소 합니다.

어깨 견갑골과 척추 사이의 한 부분에 통증이 있다고 호소합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보고 X-ray 도 촬영 하였으나,

척추 디스크 같다는 이야기만 듣고 통증 치료를 위해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잠깐 효과 있는 듯 하다 다시 등 통증은 지속되었습니다.

이틀 뒤 간헐적으로 고열이 나더니 혈액검사상 염증수치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통증도 더욱 진행되는 양상으로 응급실로 안내드렸습니다.

CT 에서 척추에 감염이 확인됩니다.

아마도 이전 동정맥루 감염때 혈액을 돌아다니던 세균이

척추까지 침입했나봅니다.

역시 오랜 기간 입원하여 항생제 치료 후 퇴원하였습니다.

 

https://chiropractormag.com/blog/spinal-infections-causes-symptoms-recovery/

 

 

단순한 복통, 장염, 방광염 같은 증상이라도.

단순한 허리 디스크 같은 증상이라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고, 점차 진행하는 양상이라면

최악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주의깊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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