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지난 월요일. 투석실에 오신 분들 중 한 분이 소변이 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투석을 받으시는 분 중에서 소변을 보시는 분도 계시고, 소변을 전혀 보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보통 투석을 시작하실 때에는 소변을 보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은 신장기능이 소실되면서 소변량이 점차 줄어듭니다.
투석을 받으시는 분이라도 소변이 나올 수록 좋은 점이 많습니다. 특히 체중 조절에 유리합니다. 음식을 섭취하여도 그 중 일부분이 소변으로 나오기 때문에 다음 투석하러 오셨을 때 체중 증가량이 많지 않고 투석이 수월해집니다. 즉 배출한 소변량 만큼 음식과 물을 더 드실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소변량이 있다는 것은 잔여 콩팥 기능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투석을 받으시는 분이라도 소변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이뇨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침에 말씀하신 그 분을 평소보다도 더 많이 소변이 나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현상은 과연 좋은 것일까요?

1. 급성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소변량을 늘리는 치료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분들 중 급성으로 콩팥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탈수나 출혈이 심해 혈압이 떨어지고 혈액이 콩팥으로 흐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항생제나 다른 신장 독성 약제 사용으로 인해 콩팥 기능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중증 감염으로 패혈성 쇽이 생기면서 다발성 장기손상이 진행되며 콩팥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 신부전을 인지했다면 대게 가장 먼저 주치의는 수액을 투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량의 생리식염수를 빠르게 주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탈수를 교정해주고 신장으로 들어가는 혈액의 양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수액을 투여하면 혈압이 오르고, 콩팥으로 들어가는 혈류량을 충분히 유지해주므로서 일부 콩팥의 기능이 회복되는데, 그 증거가 바로 소변이 나오는 것입니다. 급성 신부전 상태에서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다가 신장이 회복되면서 소변을 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2. 투석 환자에서 소변이 늘어나는 경우 (1)
투석 환자 분들은 아무래도 몸에 물이 적은 탈수 상태보다는 몸에 물이 과다해지는 경우, 부종이 생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주말에 토요일, 일요일 또는 일요일, 월요일 2일을 쉬고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투석실에 오시는 경우 부종이 더 쉽게 확인됩니다. 체중만 봐도 평소보다 많이 늘어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2일을 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체중이 많이 늘면서 (체액량이 늘면서) 소변량도 같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에 수분이 너무 과다하여 콩팥으로 혈류량이 많아지고 결과적으로 소변량도 많아지는 것입니다. 몸에 수분량이 많아지다보니 피부에 부종이 생기고, 약간 숨이 찬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변량 증가는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쉽게말해 몸에 물이 쌓이고 쌓이다 못해 넘쳐 흘러 소변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몸에 쌓인 물은 결국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장 기능을 장기적으로 나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3. 투석 환자에서 소변이 늘어나는 경우 (2)
심장은 우리몸의 펌프입니다. 심장이 뛰면서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해 줍니다. 어떤 분은 이러한 심장 기능이 약해져 투석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심장의 펌프 힘이 약해지고, 이로인해 혈액이 콩팥으로 잘 흐르지 못해 결국 신장까지 나빠져 어쩔 수 없이 투석을 하게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콩팥이 완전히 손상되지 않았다면, 투석을 하면서 잔여 수분이 투석기로 빠져나가게 되고 심장 기능이 전보다 좋아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무겁게 심장에 부담을 주던 과다한 수분이 빠져나가니 심장 입장에서는 한결 가볍게 펌프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콩팥으로의 혈류량이 증가되고 콩팥 기능이 일부 살아나 소변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투석을 하게된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심장의 기능이 회복되면서 좋아진 것이므로, 지속적으로 소변량이 늘고, 부종은 없으며, 투석 간 체중증가량도 적게 유지됩니다. 좋은 방향이고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4. 마무리
체중이 많이 늘어 수분이 쌓아면서 넘쳐흘러 소변이 많이 나오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물을 많이 마셨더니 소변이 늘어나네?’ 이 생각으로 소변을 더 많이 보기위해 일부러 물을 많이 드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소변량은 늘어났을지라도 과다한 체내 수분으로 인해 심장에 오히려 무리를 주기 때문에 손해입니다.
5. 투석하고나서 소변이 줄었어요!
반대로 투석을 처음 시작하신 분 중에 과도한 수분을 투석으로 제거해주면서 부종이 없어지고 혈압이 좋아지고 호흡이 좋아졌지만 아쉽게도 소변량이 이전보다 감소하는 분도 많이 계십니다. 소변이 다소 줄어드는 것은 아쉽지만 잔여 수분을 제거하므로써 심장 기능을 지키고 잔여 콩팥 기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향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훨씬 더 이득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