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은 평화로운 곳
일반 사람들에게 투석실은 하면 어떤 느낌이들까요? 기계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운 그런 공장 같은 곳이 떠오를까요? 공허하고 삭막한 그런 공간이 상상될까요?
대부분 사람들은 투석실하면 중환자실을 상상하곤 하지만, 사실 투석실은 매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오히려 도서관에 가깝습니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약간 들리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가끔 알람음이 들릴 때도 있지만 대체로 조용합니다. 채광이 좋은 환하고 넓은 공간에 벽면에 여러 개의 투석 기계가 배치되어 있고 기계마다 침대가 있는 형태로 안정감을 주는 평화로운 공간입니다.

투석실 속 다양한 풍경
투석은 1주일에 3회, 4시간씩 받기 때문에 상당히 지루합니다. 마음대로 이동할 수도 없습니다. 누워있는 것이 편해보이지만 불편한 자세로 계속 누워있어야 하니 허리도 아픕니다. 투석받으시는 분들을 관찰해보면 지루함을 이겨내는 갖가지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루한 투석시간동안 무엇을 하며 보낼까요?
- 자는 분 : 이불을 목 끝까지 올리고 세상 모르고 주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회진 때문에 이름을 불러 깨워야 할 때면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한편 투석시간에 너무 잠만 주무시면 그날 밤에 잠이 안올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 TV 보시는 분, 유튜브 보시는 분 : 가끔 저도 환자분들의 TV 속 뉴스 속보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 태블릿과 거치대 가지고 오셔서 으로 영화보시는 분
- 선글라스끼고 계신 분 : 처음엔 ‘왜 실내에서 선글라스를 쓰시지?’ 싶었는데, 환자분처럼 침대에 누워보면 투석실 천장 조명이 생각보다 눈이 부십니다.
- 이불 2개 덮으신 분 : 투석을 할 때 저혈압을 방지하기 위해 투석액의 온도를 약간 낮추는데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매우 춥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 공부하시는 분, 책 읽으시는 분 : 앉아서 공부하시는 분도 계시고 책을 읽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다만, 투석 중 앉아계실 경우 혈압이 떨어질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환자분의 걸어가시는 뒷 모습
투석을 받으시는 환자분들이 투석실에 오고 가는 모습도 다양합니다.
- 씩씩하게 혼자 걸어가시는 분.
- 조심스럽게 지팡이를 짚고 가시는 분.
- 보호자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가시는 분.
- 혼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시는 분.
-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하고 계신 분.
- 예정된 시각보다 한참을 일찍 오셔서 대기실에서 혼자 TV를 보고 계신 분.
몇 년째 같은 모습으로 앉아계신 모습을 보면 안도감이 듭니다.
투석을 다 마치고 걸어가시는 뒷모습을 보면 뿌듯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려 삶의 현장으로 나서는 영웅의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