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농양 환자 케이스

 

60대 여성입니다. 

1주일 이상 지속되는 열과 전신 위약감을 주소로 내원하였습니다.

원래 당뇨를 진단받고 약을 복용해야 했으나, 최근 6개월간 자연요법을 하신다고 약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내원 당시 전신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였으며 내원시 혈당은 270으로 확인됩니다.

 

1주일 이상 열이 났다고 하나, 증상이 모호합니다. 

내원시 미열정도만 있었고 고열은 아닙니다.

얼굴 표정이나 움직임이 매우 힘들어 보이지만, 특징적인 증상이 없습니다.

인후통이나 기침, 콧물, 가래 등의 감기증상도 별로 없고, 복통, 설사, 배뇨통 등도 없었습니다.

뭔가 감염성 질환이 의심되긴하나 원인이 되는 포커스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드셨으나, 차도가 없다고 합니다.

 

 

 

#1. 문진 및 기본 검사 실시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팍팍 들기시작합니다.

우선 숨어있는 폐렴은 없는지 흉부 X-ray 를 찍습니다. 심장 뒷쪽에 숨겨진 영역도 잘 보기 위해 측면에서도 한장 더 촬영합니다. 그러나 폐렴은 없어보입니다. 그렇다면 당뇨 상태는 어떤지, 염증의 정도는 어떤지, 다른 질환의 가능성은 없을지 혈액검사를 해보기로 합니다. 염증 수치인 CRP 와 당뇨수치인 HbA1c (당화혈색소) 등을 포함하여 간수치, 신장수치 등 여러가지 검사를 해봅니다.

 

몇 일뒤 검사결과를 확인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검사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럴때 문제가 되는 항목들을 하나씩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번째, 발열과 전신컨디션 저하

감염을 의심했는데 역시 백혈구 수치가 14000 으로 높았습니다. (정상은 보통 4000~10000 까지 입니다.) 백혈구 중 중성구가 82.0% 로 증가했습니다. 이 역시 세균성 감염에서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몸에서 세균을 무찌르려고 중성구 수가 증가한 것입니다. 그보다 더 놀랐던 것은 염증수치인 CRP 가 26.84 (정상 참고치 0.50 미만) 으로 매우 높게 나온 점입니다. 뭔가 심각한 감염이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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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혈당조절 불량

6개월간 당뇨약을 임의로 중단하셨던 분입니다. 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당화혈색소가 9.4% 로 매우 높았습니다. (당뇨기준은 당화혈색소가 6.5% 입니다.) 그 동안 혈당이 계속 높았을 것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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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간 효소 수치의 증가

간 효소 수치인 AST 와 ALT 는 보통 40 이하가 정상범위인데, 각각 83, 71 로 상승되어 있었습니다. 지속된 발열, 높은 CRP 수치, 전신컨디션 저하에 동반한 간수치 상승? 간을 한번 들여다 봐야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원인 모르는 발열의 상당수가 간 농양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뇨환자에서 잘 생깁니다. 간 농양이라면 초음파나 CT 로 간을 들여다 봤을때 속에 지저분한 고름집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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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단백질 수치는 정상, 알부민은 감소

혈액검사 중 총단백질은 7.2 가 나온 반면, 알부민은 2.9가 나왔습니다. 혈액 속 단백질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알부민입니다. 알부민의 정상 범위는 3.5 이상이기 때문에 이 분은 매우 감소된 상태입니다. 아마도 그 동안 식사를 잘 못하여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알부민 수치가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알부민은 감소되었지만 전체 단백질 수치는 정상입니다. (총단백질, Total protein 7.2) 그리고 총단백질 7.2 에서 알부민 2.9를 빼면, 4.3이 됩니다. 즉 알부민을 제외한 기타 단백질 (Globulin) 이 4.3 인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는 굉장히 증가된 것입니다. 보통 알부민을 제외한 기타 단백질은 알부민 보다도 적습니다. 즉 식사를 잘 못하여 알부민은 감소했으나, 어떤 단백질의 양은 증가했다는 말입니다. 정황상 현재 심각한 감염이 의심되는 상태이므로, 몸에서 만들어낸 항체가 크게 증가했을 것입니다. 항체도 단백질이기 때문에 혈액 속 총단백질량에 포함됩니다. 어떤 항체인지 정확히 분석하려면 전기영동 검사를 하면 됩니다. (아래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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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감염의 원인 파악 및 간수치 상승에 대해 간초음파 실시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즉시 검사가 가능한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뚜렷한 증상은 없으나 열이 오래 갔고 염증이 심한 점, 간수치가 살짝 상승했던 점으로 미루어 간농양을 확실히 감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간에 초음파 프로브를 대는 순간 '앗 간농양 (liver abscess) 가 맞네!' 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간내부에 장경 9cm 나 되는 커다랗고 지저분한 덩어리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간농양은 이미 캡슐로 둘러싸여진 상태고 크기도 큰 편이기 때문에 밖에서 간 안쪽으로 관을 삽입하여 농을 빼내야 합니다. 항생제를 같이 사용하지만, 캡슐을 뚫고 안쪽으로 침투하지 못하기 때문에 농을 빼내는 배농을 같이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Abdominal Radiology volume 46, pages 4460–4466 ( 2021 )

 

https://www.mskcc.org/cancer-care/patient-education/how-cap-your-biliary-drainage-catheter

 

https://www.aasld.org/

 

#3. 간농양 (Liver abscess) 이론 리뷰

 

간농양의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다음 링크 손닥터닷컴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1. 간농양이 생기는 원인

2. 간농양의 원인균

3. 세균성 화농성 농양 VS. 아메바성 농양 특징 비교

4. 간농양의 증상

5. 간농양의 치료 (경험적 항생제 조합)

 

https://sondoctor.com/

 

간농양 (Liver abscess) - 손닥터닷컴

간농양 실제 환자 케이스를 손닥터 블로그에 기록하였습니다. 이 환자를 만나고 얼마되지 않아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는데, 그간 안부를 묻던 중 최근에 간농양으로 입원했다고 말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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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2 - [투석실 이야기] 항상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투석실 이야기] 항상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투석실 이야기] 항상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투석을 받으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합니다. 어떤 질환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별거아닌 것으로 여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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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을 일으키는 중요한 질환 6가지 - 손닥터닷컴

복통은 참 어렵습니다. 별거 아닌 장염부터 심각한 질환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CT 를 찍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미묘한 증상의 차이, 신체검진을 통한 복통의 감별은 매우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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