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투석을 2번만 하면 안되나요? (updated)

혈액투석은 보통 일주일에 3번, 1회당 4시간씩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월/수/금 또는 화/목/토 반이 있습니다. 1주일에 3번 투석을 하면 어쩔 수 없이 2일 쉬는 날이 생깁니다. 월/수/금 반은 주말에 토일 2일을 연달아 쉬게되고, 화/목/토 반은 주말에 일월 2일을 연달아 쉬게됩니다.​

투석이란, 콩팥을 대신하여 몸 밖에서 기계를 통해 노폐물과 체내의 잔여 수분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콩팥은 원래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혈액투석은 이를 완전히 똑같이 재현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24시간 내내 투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매일 4시간씩 투석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합니다.​

투석 시간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는 주 3회, 회당 약 4시간의 혈액투석이 가장 표준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몇몇 투석환자분들은 주 2회, 4시간 투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 옆자리에 계신 분들이 문의를 합니다. “저도 2번만 투석하면 안되나요?”

1. 누가 주 2회 투석을 할 수 있는가?

그럼 왜 일부 환자분들만 주 2회 투석을 하는 것일까요? 만약 본인이 투석 횟수를 줄이고 싶다면, 다음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투석 간 체중 증가량 (다음 투석때 체중 늘어오는 정도, 건체중과의 차이) 이 적은가?”
“소변량이 하루 1L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나오는가?”
“칼륨 조절, 인조절이 잘 되고 있어 매달 정기 검사때마다 별 문제없이 지나가는가?”​

위 답변에 하나라도 “아니오” 가 나온다면, 주 2회 투석이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 언급하였듯 투석에는 노폐물 제거잔여 수분 제거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투석을 시작하신 분 중에서 콩팥 기능이 남아있다면, 소변도 나오고 인조절, 칼륨조절도 다른 투석환자에 비해서 수월할 것입니다. 이런 분이 비로소 주 2회 투석을 하는 것입니다. (주 2회 투석만으로도 유지가 됩니다.) 주 2회 투석은 보통 월/목 혹은 월/토, 화/금 또는 화/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만일 소변량이 거의 없어 음식을 섭취하는대로 체중이 되어버린다면, 월요일 투석 후 토요일에 다시 투석하러 오실때 (중간에 4일을 투석없이 지내게됨….) 기준 체중보다 체중이 지나치게 증가한 상태로 오시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도저히 4시간 동안 제거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투석 스케줄은 심장에 큰 부담을 주게되고, 결과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하루 소변량이 충분하더라도 노폐물 제거가 안되면 칼륨, 인을 비롯해 여러가지 요독이 걸러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투석을 함에도 요독 증상이 생기거나 칼륨, 인 조절이 불량하여 결과가 좋지 않을 것입니다. (요독증상에는 식욕부진, 가려움, 불면 등 이유가 불명확한 기분나쁜 증상들이 많습니다.)​

2.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주 2회 투석을 하시다가 다시 3회로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처음 남아있던 콩팥 기능이 시간이 흘러서 점점 소진되어 결국 주 3회를 하게되는 경우입니다. (우리 몸은 시간이 갈 수록 노화가 일어납니다. 콩팥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능이 점점 약해집니다.)​

소변량이 줄고, 칼륨, 인조절이 되지 않고, 요독도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여러가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투석간 체중증가량이 많아질 경우, 하루 소변량이 줄어들 경우, 투석 적절도가 기준에 미달될 경우에 주 3회 투석으로 증량하게 됩니다.​

3. 주 2회 투석이 가능한 임상상황

고혈압이나 당뇨, 만성사구체 신염, 다낭성 신장병 등 만성적인 질환으로 인해 점차 천천히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투석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주 2회로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투석할 시점에는 남아있는 콩팥 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상당 부분 손상된 콩팥 기능은 다시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잔여 신기능이 일부 남아있을 때 주 2회로 투석을 시작해볼 수는 있겠지만 결국 주 3회로 투석 횟수는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심장 기능이 떨어져서 투석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심장은 우리 몸의 혈액 펌프 역할을 하는데, 당연히 펌프가 나쁘면 혈액을 공급받는 장기들도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 중 콩팥이 유독 민감합니다. 그래서 심장이 나쁘면 콩팥으로 가는 혈류도 줄어 콩팥 기능도 같이 나빠집니다. 이 경우 심장을 살리면 콩팥도 같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심장을 직접 대체하는 방법은 심장 이식 외에는 없기에 간접적으로나마 투석으로 수분을 인위적으로 제거해주면, 심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 훨씬 가벼워지고 강해집니다. 그러면 일부 심장 기능이 좋아져 콩팥으로 혈액공급도 다시 많아지면 기능이 저하되어 있던 콩팥 조직이 일부 회복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소변량도 다시 나오면서 투석 횟수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투석 빈도를 줄이거나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상황으로는 패혈증 등으로 몸의 염증반응이 극심하여 일시적으로 콩팥에 기능 부전이 왔고 일시적으로 투석을 했다가 염증이 호전되면서 다시 콩팥 기능이 회복되어 투석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석 횟수를 줄이는 것’ 자체가 아니라, 현재 내 몸 상태에서 충분한 투석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입니다. 어떤 환자에게는 주 2회가 충분할 수 있지만, 어떤 환자에게는 주 3회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투석은 횟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래오래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투석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글은 2020. 9. 14 손닥터 블로그 글을 업데이트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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