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추가 투석 2시간 합시다. (추가 UF 란?)

[투석실 이야기] 추가 투석 2시간 합시다. (추가 UF 란?)

 

 

추가투석이란?

투석실에서는 '내일 추가 투석 2시간 합시다.' 또는 '내일 추가 UF 2시간 합시다.'

이런 말을 건너건너 들을 때가 있습니다.

추가 투석 (추가 UF) 란 무슨 의미일까요?

말 그대로 추가로 투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혈액 투석은 기본 주 3회 4시간씩 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런 세팅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도출된, 가장 문제가 생기지 않을 최소한의 투석 시간입니다.

물론 개인별로 잔여신기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다르기 때문에 그 최적의 투석 시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잔여 콩팥기능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는 최소한 투석을 주 12시간은 해야합니다.

이 시간 외에 추가적으로 하는 투석이 추가 투석이 됩니다.

(주 2회 투석을 하시는 분도 추가 투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 2회 투석을 하시는 분이 추가로 투석을 해야할 정도라면 아마도 먼저 주 3회 투석으로 정규 투석시간을 늘리는 것을 고려할 것입니다.)

 

 

추가 투석을 하는 이유?

왜 추가 투석을 할까요?

정규 투석시간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투석간 체중이 너무 많이 늘어서 정규 투석시간만으로는 다 해결이 안되어 추가로 투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UF 라는 말도 ultrafiltration (초여과) 의 약자로 결국 수분을 제거한다는 의미입니다.) 

 

드물지만 고칼륨혈증이 심한 경우에도 정규 투석시간만으로는 칼륨을 낮추기 어려워 추가로 투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칼륨은 세포외공간(혈액)보다 세포내에 많이 존재하는데, 투석으로 혈액 내 칼륨을 제거하더라도 세포 속에서 꾹꾹 눌러 담겨있던 칼륨이 스물스물 혈액으로 기어나오기 때문에 투석이 끝난 후에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투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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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 걸러내는 것 (용질 제거) + 물을 빼는 것 (수분 제거)

투석은 세부적으로 두 가지 치료과정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용질 제거와 수분 제거)

첫 번째는 혈액 내 쌓인 요독이나 칼륨, 인 등의 과다하게 존재하는 물질을 걸러서 배출하는 과정입니다. (걸러내는 투석) 각각의 물질들이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투석을 합니다.

두 번째는 몸에 과다한 수분을 배출하는 과정입니다. (물을 빼는 투석) 수분을 배출하지 못하고 체내 쌓이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폐에 물이 고여 숨쉬기가 힘들어집니다.

 

소변을 충분하게 배출하시는 분들은 수분을 배출하는 과정이 불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냥 혈액을 필터로 걸러주기만해도 됩니다. 그러나 소변이 충분하게 나오지 않거나, 소변을 전혀 못보시는 분들은 위의 두 가지 과정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추가 투석이 정규 투석보다 편한 이유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투석 간 체중증가량이 너무 많아서 정규 투석시간 내에 늘어오신 체중을 다 못뺄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만일 이러한 경우 체중이 남은 상태로 주말을 보내게 된다면 어떠한 일이 생길까요? 주말에는 평일과 달리 투석을 2일 쉬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평일 하루 쉴때보다 더 체중이 늘기 쉽습니다. 안그래도 건체중까지 수분을 다 못빼고 남아있는 상태로 2일 동안 체중이 확 늘어난다면, 일요일 저녁에는 숨이 차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심할 경우 월요일 투석하러 오는 날 새벽... 투석실 오픈 전까지 도저히 숨이차서 못견디고 응급실로 가야만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이 될 때는 주말 전 미리 추가로 투석을 해야 합니다. 단, 이 경우에는 걸러내는 투석을 굳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수분입니다. 요독 등의 용질은 이미 주 3회, 총 12시간 동안 충분히 걸러냈습니다. 당연히 물만 빼내는 투석은 걸러내는 투석을 동시에 진행할 때보다 훨씬 편합니다. 기존의 투석 때 혈압이 떨어지거나 힘들어하셨던 분들도 물만 빼내는 투석을 할 때는 혈압이 많이 떨어지지도 않고 훨씬 덜 힘들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걸러주는 투석과정이 필요없고 수분만 제거하면 되기때문에 4시간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보통 1~2kg 정도 수분을 추가로 제거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2시간 정도만 해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한편, 칼륨이 너무 높아서 추가로 투석을 더 진행할 때는 걸러주는 투석 (용질제거)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마도 체중은 많이 늘어오지 않았을 것이므로, 체중을 빼는 것보다는 걸러주는 것에 더 중점을 두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충분한 시간 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가 투석의 심리적 덫

추가 투석은 불가피하게 어쩔 수 없이 시행하는 과정입니다. 

현행 의료보험체계에서도 추가 투석 1~2번 정도는 보험을 인정해주지만, 매주 추가 투석을 시행 할 수는 없습니다. 보험 적용이 안됩니다. 추가 투석을 하러 오시는 환자분도 힘들고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정말 이 상태로는 수분이 쌓여 위험할 것으로 판단될 때 시행합니다.

 

A 환자분은 현재 건체중이 80kg 입니다.

투석 4시간 동안 3.2kg 이내로 제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경험적으로 3.5kg 이상 제수를 했을 때 투석 후반에 혈압이 떨어지고 힘들어 하십니다.

따라서 4시간 동안 되도록 3.5kg 이내로 투석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후덥지근해지자 수분섭취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주말사이 체중이 확 늘어오셨습니다.

무려 5.5kg 나 늘어오셨습니다.

심장 기능도 좋지 않아 체중이 많이 늘면 금새 호흡곤란 증상이 있는 분입니다.

역시나 어제 밤에 숨이 차서 잠을 설쳤다고 합니다.

오늘 4시간 투석을 잘 하여 3.5kg 정도 제수를 한다고 해도 건체중 대비 2kg 정도 남아가실 것입니다.

따라서 내일 추가로 2시간 정도 수분만 제거하는 투석을 시행하여 체중 2kg 정도를 더 빼보기로 합니다.

 

오늘 투석 후 집에 가시면, 내일까지 체중이 1kg 미만으로 늘어오실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숨도 차시고 힘들었는데 설마 또 물을 막 드시진 않으시겠지요?)그리고 내일 추가투석으로 2kg 이상 수분을 제거하면 얼추 건체중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음날...두둥...만 24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체중이 2.3kg 나 늘어오셨습니다.2시간 동안 2kg 를 뺄 생각이었는데 그 이상 늘어오신 것입니다.어제 투석 후 2kg 정도를 남아가셨고 거기에 2.3kg 가 추가로 늘어오셨으니,건체중 대비 4.3kg 나 차이가 납니다.오늘 계획대로 추가 투석을 통해 2시간 동안 2kg 를 뺀다고 해도 2.3kg 가 남습니다.적자입니다. 계획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아니 하루만에 2.3kg 가 늘어오시다니... 왜 이렇게 많이 늘어오셨어요?"

"아...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오늘 투석을 하니까 좀 더 먹어도 되는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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