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투석을 해야한다고요? 혈압으로 정기적으로 외래에 오시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나이도 80대 후반, 고령이시고 3년전쯤에 콩팥 기능이 나빠져 다른 곳에서 진료받으시다가 오신 분입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하고, 약을 잘 챙겨드신다고 해도 세월의 위력은 막을 수 없습니다. 콩팥 기능이 유지되는 듯 하더니, 올해부터는 콩팥 기능이 점점 더 악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슬쩍 운을 뗐습니다. "어머니 이제 슬슬 투석을 준비해야할 것 같아요." 90세가 다되가시는 고령이지만, 혼자서 병원도 잘 다니시고, 집에서 밥도 잘 해서 드실 만큼 정정하신 상태라 혈액투석 정도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완강히 거절하십니다. "우리 남편이 투석하다가 저세상에 갔어. 나는 절대로 안할거야. 옆에서 고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