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젊은 환자분이 새로 오셨습니다. 최근에 투석 치료를 시작하고 정기적인 유지투석을 위해 집근처 병원으로 오신 것입니다. 처음에 새로운 환자분이 오시면 으레 여쭤보는 질문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원래 콩팥이 안좋은지 알고 계셨나요? 2. 어떤 질환으로 인해 콩팥이 나빠졌나요? 3. 어떤 증상이 있으셔서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4. 아니면 정기적으로 검사 하시다가 투석 시작할 때가 되어 시작하신건지? 5. 처음 투석을 시작하시면서 특별히 불편한 증상은 없으셨나요? 등의 질문을 드립니다. 이 분의 경우 젊은 나이지만, 당뇨, 혈압이 있었고 콩팥이 좋지 않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콩팥이 더욱 나빠져서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호흡곤란이나 부종, 요독증상 등은 ..
대한신장학회 유튜브 "내 신장이 콩팥콩팥" 에 유용한 영상이 업데이트 되어 요약, 공유합니다. 투석 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은 음식과 약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OOO 먹어도 되나요?" 의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특히 최근 단백질 보충제의 광풍이 불어 "하O뮨 먹어도 되나요?", "산양유 먹어도 되나요?" 를 많이 물어보십니다. 저도 영양학적 지식이 부족하여 즉석에서 풍부한 대답을 드리지는 못했는데, 이번에 영양과 관련된 좋은 영상이 업로드 되어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에 핵심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봅니다. 영양조제식품 영양조제식품은 질병이나 수술로 인해 체력 유지 및 회복 필요시 식사 대용 및 영양 보충을 위해 만들어진 식품입니다. 대부분 캔이나 팩으로 되어 마실 수 있는 형태로 되어있으며, ..
투석환자분들은 신장으로 약물의 배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약 종류와 용량을 신중하게 선택하여 처방해야 합니다. 따라서 투석하시는 분들에게 처방하는 약의 종류는 제한적입니다. 아무약이나 다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요새 약을 처방하면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전화왔어요. OOO약 품절이에요. 다른 약으로 처방달래요." 몇 년전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에는 국가간 무역과 운송이 제한되어 시나칼셋이라는 부갑상선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의 원료가 수입이 잘 되지 않아 품절이 되곤했었습니다. 이제 코로나 시기가 지나고 나니 물가가 폭등하여 약물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약물 가격은 국가에서 정하므로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최근에 새로 투석을 시작하신 분이 계십니다. 80대의 고령의 남자 환자분입니다. 투석을 거부하시다가 식사를 못하시고 구역과 구토, 기력저하가 심해 결국 응급실로 오셔서 투석을 시작하였습니다. 투석을 거부하신 이유는 형님이 투석을 하시다가 돌아가셔서 그 때 절대 투석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셨다고 합니다. 사연을 듣고 보니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사연을 가진 분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어르신 몇 분도 투석을 앞두고 있는데 한 분은 남편분이 투석을 하다가 돌아가셔서 본인은 절대 하지않겠다고 완강히 거부하고 계십니다. 또 다른 한 분은 아는 지인이 비슷한 경우를 겪어 본인은 그냥 죽으면 죽었지 절대 투석은 안하시겠다고 합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투석은 정말 비인간적..
얼마전 수련받았던 교수님과의 만남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투석을 시작한 후 약을 맞춰서 환자의 연고지 근처 투석병원으로 보내드렸는데 이 후 외래에 왔을때 혈압이 190이고 혈압약은 모두 중단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혈압이 이렇게 높은데 혈압약을 왜 다끊었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제 머릿속에 한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이 실제로 종종 있을 수 있고 조심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추측한 상황을 적어보겠습니다. (1) 환자분이 투석간 체중증가량이 매우 많았다. (2) 처음 투석 시작전 혈압은 살짝 높을 수 있지만 투석을 하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진다. (3) 투석을 할 때 마다 혈압저하가 반복된다. (4) 혈압저하로 제대로 투석이 진행되지 않으므로 하나씩 혈압약을..
이른 아침 투석실에 출근할 때 마음으로 기도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치유의 능력으로 아픈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고 두번째는 오늘 하루 응급상황없이 조용하게 지나가길 기도하는 마음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을 뵐때면 언제나 지금처럼 안정적인 상태가 계속 유지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70대 후반의 환자분입니다. 투석을 시작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혈관을 수축하여 혈압을 올리는 약인 '미드론'도 복용하는 분입니다. 오랫동안 당뇨도 앓으셨고, 관상동맥이 막혀 스텐트 시술도 여러번 하여 심장이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투석을 하면서 혈압이 떨어질 때 심장이 강하게 뛰어 혈압을 올려주는 보상작용을 해주질 못합니다. 투석이 끝나면 비로소 혈압이 조금 오릅니다. 다리에 부종이 심하..
이상하게 투석 중 혈압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특별이 그러한 경향이 잦은 분도 계십니다. 투석 중 혈압이 많이 떨어질 경우를 '투석 중 저혈압' 이라고 지칭하는데, 각 연구 단체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릅니다. 가장 유명한 K-DOQI 가이드라인에서는 투석 중 수축기 혈압이 20 이상 떨어질 경우를 '투석 중 저혈압 (intradialytic hypotension)' 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럼 왜 투석 중 혈압이 떨어지면 안좋은 걸까요? 1. 투석 중 혈압이 떨어지면 심혈관계 합병증이 잘 생기고 사망률이 증가합니다. 혈압이 떨어지는 이유 중 가장 흔한 것이 투석 중 물을 많이 빼서 그렇습니다. 물을 많이 뺀다는 이야기는 곧 물을 제거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체중 1kg 당, 1시간에 1..
바야흐로 여름휴가의 계절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투석실에도 여름 휴가로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 여행 투석이 대중화 되어 있지는 않아 주로 가까운 지방이나 제주도로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대다수 입니다. 여행에 앞서 준비하면 좋을 것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1. 여행 가능여부 상담 투석하시는 분들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불안정하신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예를 들면, 혈압 조절이 되지 않아 평상시에도 혈압이 매우 높게 유지된다던지, 혹은 반대로 혈압이 낮아 투석 후에도 어지럼, 기력저하 등 저혈압 증상을 겪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태에서 여행을 가게 되면, 현지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건강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눈 앞에 중요한 것은 두고 저멀리 있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부터 챙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경험했던 사례 몇 가지를 이야기 하려 합니다. 건강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었던 선택 3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40대 남성분입니다. 두통이 있고 기력이 없어 찾아오셨습니다. 본원에는 처음 오신분이라 어떤 분인지 정보가 없었습니다. 자세히 문진을 해본 결과 고혈압 진단을 받았으나 2달간 약을 안드셨다고 합니다. 약을 안드신 이유는 증상이 별로 없어서 그냥 약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진료실에서 혈압을 체크해보니 역시 혈압이 170이 나왔습니다. "아... 혈압이 굉장히 높네요. 혈압이 높아서 ..
[투석실 이야기] 염증수치란 무엇인가? 염증수치란 무엇인가? 투석실에서는 매달 한번씩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합니다. 빈혈, 칼륨, 인 등의 수치를 통해 투석과 관련된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검사결과를 설명하다가 보면 몇몇 분은 꼭 물어보시는 것이 있습니다. "염증수치는 얼마에요?" "염증수치는 왜 궁금하세요?" "몸에 염증이 있는지 궁금해서요." 염증이라는 단어는 매우 포괄적인 내용입니다. 몸에 상처가 나서 붓고 빨개지고 통증이 나는 것도 염증이고 발목이 삐끗해서 붓고 빨개지고 통증이 나는 것도 염증입니다. 감기가 걸려 몸이 힘든 것도 염증이며, 폐렴으로 위중한 상태인 것도 염증입니다. 그러므로 염증수치라는 것을 딱 한가지 검사로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흔히 염증 수치라..
[투석실 이야기] 투석을 하면 복통이 심하다는 분에 대한 답변 질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복통은 투석 중반, 투석 직후 시작되어 당일 오후부터 호전된다. 2. 소화기내과 진료하여 CT 까지 촬영했음에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복통 때문에 매번 투석 가는 것이 공포스러울 정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지, 가능한 원인은 있는지 궁금하다. 실제 환자분을 만나뵙고 진료한 것이 아니라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답변은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1. 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다만 소화기내과 진료도 이미 보셨고 CT 까지 촬영하였기 때문에 아마도 중대한 질환은 배제가 된 상태로 보여집니다. 2. 소장과 대장은 매우 부피가 큰 장기입니다. 소화와 흡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길이도 매우 깁니다..
[투석실 이야기] 투석 하면 칼륨이 얼마나 떨어지나요? 바야흐로 칼륨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7월 달 검사에서 칼륨이 높은 분들이 참 많습니다. 역시나 과일을 많이 드셨다고 합니다. 참외, 복숭아, 자두, 토마토 등등 갖가지 과일과 채소가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칼륨이 높다고 말씀드렸을때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이번달 칼륨 수치가 6.5가 나왔어요. 지난 달에 비해서 엄청 올랐어요!" "어? 특별이 먹은 것은 없는데, 왜 그럴까요?" "혹시 과일 많이 안드셨어요?" "글쎄요 똑같이 생활했는데... 이상하네..." "복숭아 드셨죠?" "아... 먹었어요. 복숭아가 칼륨이 많아요?" 매번 이런 패턴의 대화가 오고갑니다. 다만 한 분이 칼륨에 대해서 질문을 하십니다. "제가 지금 위험한 상태인가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