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손이 저려요 : 투석관련 아밀로이드증, 손목터널 증후군 투석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손이 저리거나 발이 저려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당뇨 환자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당뇨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당뇨신경병증으로 발바닥, 손바닥을 저리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구름에 떠서 걷는 것 같아요.' '발바닥 감각이 없어요.' '두꺼운 밑창을 끼고 걷는 것 같아요.' '발바닥을 바늘로 콕콕 계속 찌르는 것 같아요.' 라고 표현 하십니다. 당뇨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가장 취약한 다리 신경의 말단부분 부터 손상되기 때문에 발바닥을 가장 먼저 불편해 하십니다. 다만 신경은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특효약은 없으며 단지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을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합니..
[투석실 이야기] 이제 담배를 끊으세요. 최근 흡연과 관련된 몇 가지 환자분들 케이스가 있어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오로지 흡연만으로 인한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흡연이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부분의 흡연자의 경우 본인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다고 인식하게 되면 강한 의지를 가지고 금연을 하십니다. 그래서 투석을 시작하시면 대체로 금연을 하시나, 또 금연을 못하시고 흡연을 유지하는 분도 몇몇 분이 계십니다. 첫번째 케이스 60대 남성입니다. 투석 시작 후 금연을 하긴 했지만 그 이전부터 하루 1갑이상 담배 수십년 피우신 이력이 있습니다. 당뇨가 있으나 당뇨 조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2년전 갑작스런 호흡곤란에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많이 약해져서..
[투석실 이야기] 아메리카노? 믹스커피? 라떼? 어떤 커피를 마실까? (feat. 내신장이 콩팥콩팥 신장학회 유튜브) 3월 투석실 정기검사때 지난 달보다 인이 높아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음식을 드시고 인섭취가 늘었는지, 인약은 잘 드셨는지 다시 조사와 분석에 들어갑니다. 전달 대비 인수치가 조금 증가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확 증가한 경우는 특정 음식이 되었든, 인 약을 안드셨든 무언가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 치즈 같은 유제품, 땅콩 같은 견과류, 밀가루 음식들, 탄산 음료 등이 인이 많이 함유되어있어 주된 원인 음식으로 추정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음식들을 전혀 섭취하지 않았지만, 이번 달 인 수치가 9점대로 매우 높게 나온 분이 있어 어떤 음식을 드셨는지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특징적으로 ..
[투석실 이야기] 투석 후 엑스레이 변화(3) : 없던 것이 새로 생겼다 투석실에서는 X-ray 를 보통 3개월마다 검사합니다. 물론 호흡곤란이나 흉통, 혈압저하 등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하다면 더 자주 찍기도 합니다. 지난번 포스팅에도 투석 후 엑스레이 사진이 좋아진 경우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올해 2023년 1월에도 환자분들의 엑스레이 사진을 쭉 확인해보던 중 굉장히 좋아진 분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검사 결과가 잘 나오면 저또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검사보다 더 빠르게 알수있는 것은 환자분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투석을 할 수록 점점 몸이 좋아지고 호흡이 가벼워지고 식욕이 생깁니다. 이렇게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중간에 흰색 부분이 심장인데 3..
[투석실 이야기]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80대 할머니 투석을 최근에 시작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동정맥루 혈관 대신 카테터로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할머니께서 카테터가 위치한 우측 어깨 쪽이 아프다고 호소를 합니다. 처음에는 카테터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카테터는 피부 밑으로 들어가 쇄골 위를 지나 혈관으로 늘어갑니다. 피부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카테터가 움직이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카테터와 피부를 실로 두 땀 정도 꼬매놓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커프와 피부가 서로 붙어버리게 되어 실 없이도 고정이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카테터 표면에 톡 튀어 나와있는것이 커프 (cuff) 입니다. 피부와 잘 붙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켜줄 ..
[투석실 이야기] 추한 모습을 보여서 미안해. 첫 만남 : 극도의 저염식 최근 80세 할머니 한분이 투석을 시작하였습니다. 콩팥이 나빠진 원인은 당뇨였습니다. 이곳에 처음 투석하러 오신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한손에는 묵주를 꼭 쥐고 계셨습니다. 첫 날 투석을 하면서 시행했던 검사를 보니 영양수치도 바닥, 나트륨도 바닥, 인수치, 칼륨 수치도 바닥입니다. 이 검사결과는 너무 음식을 못드셔서 생긴 결과 같았습니다. 첫날 메스껍고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잘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 스쳐갔습니다. 다음 투석 날 오셨을 때 여쭤봅니다. "어머니 왜 식사를 잘 못하셨어요? 혹시 너무 싱겁게 드시는 것은 아니세요?" 보통 투석이나 입원 같은 큰 변화가 생기면, 가족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줍니다. 이럴 때 저염식을..
[투석실 이야기]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분 기억에 남는 어느 환자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70대 중반의 남자환자 투석하신지도 오래되셨습니다. 3년전 처음 뵈었을때 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설사가 너무 심해 이것 저것 약도 쓰고 검사도 해보고 겨우 해결이 되었나 싶으면 갑자기 뇌졸중이 생겨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중 이것 저것 검사를 하는 도중에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하며 도망쳐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한동안 잘 지내시는 듯 하다가도 주말에 토마토, 참외 같은 과일 종류를 많이 드시고 칼륨이 높아 응급실에 다녀오시기도 하였고 평소 괜찮던 혈압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혈압이 잡히지 않아 혈압약을 급하게 조정하느라 긴장했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허리하고 다리가 ..
[투석실 이야기] 혈압약의 큰형님, 미녹시딜이 생산중단이다? 미녹시딜 생산 중단! 고혈압용으로 미녹시딜을 공급해왔던 유일한 제약사 한 곳이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아래 기사 참조) 고혈압용 미녹시딜은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제약사는 비급여 탈모약으로 생산하는게 이득입니다.) 제가 있는 병원에도 미녹시딜이 새로 공급이 안되고 있습니다. 원내 남아있는 재고로만 처방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미녹시딜 처방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녹시딜이란? 미녹시딜이란 약은 직접적인 혈관확장효과가 있는 약으로 혈얍약으로 개발이 되었다가 발모 부작용(?) 이 있어 탈모약으로 더 유명한 약입니다. 현재는 미녹시딜보다 훨씬 더 좋은 혈압약이 많이 개발되어 혈압약으로는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고혈압 ..
[투석실 이야기] 식사를 잘 못드시는 할머니 어떡할까? 영양이 중요 나이가 들수록 영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면 기력이 없고 신체기능이 저하되며 특히 근육이 감소하여 거동이 힘들어지고 쉽게 낙상하여 다치기 쉽습니다. 거동이 힘들어지면 자꾸 누워있게되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있게되면 폐렴이 잘 생기고 혈전이 잘생겨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를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투석하는 분이라면 영양은 더 중요합니다. 투석 중 영양분이 소실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타민과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왜 못드실까? 못드시는 이유를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거기에 맞게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분들이 기력이 없고 식사를 못하는 중요한 이유 3가지를 살펴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에는 내 전담 주치의가 있다 얼마 전 즐겨 읽는 경제신문에 가정의학과에 대한 칼럼이 실렸습니다. 가정의학과의 문지기(gatekeeper) 역할, '건강 내비' 역할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의료비가 비싸고 전문의를 만나기 어려운 환경이라 1차 진료의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집주변 상가에 학원과 병원이 정말 많습니다. 게다가 동네 병원에서 만날 수 있는 의사는 대부분 '전문의'입니다. 그래서 가정의학과를 거치지 않고 본인 판단에 따라 혹은 인터넷 검색 혹은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스스로 진료과를 정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석받는 분들은 투석 병원이 곧 '건강 내비'의 역할을 하는구나.' 실제로 투석받는 날이 아닌데도 어딘가 몸이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2위 약제 - 트라마돌 지난번 투석실에서 약물 부작용 상담이 가장 많았던 약제를 알아보았습니다. 2023.01.03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1위 약제 - 리리카 / 뉴론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1위 약제 - 리리카 / 뉴론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1위 약제 - 리리카 / 뉴론틴 약물 부작용 주의 투석실에서 회진을 돌면, 투석 뿐 아니라 다양한 신체 증상에 대한 상담 문의가 들어옵니다. 그 중 대부분 sondoctor.co.kr 이번에는 그 다음으로 흔한 2위 약제를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트라마돌이라는 약입니다. 진통제로 흔히 쓰는 약입니다. (울트라셋, 파라마셋, 트리돌 등의 약제에 들어있는 성분..
[투석실 이야기] 3번 뇌신경 마비, 왼쪽 하지 마비 최근 투석실에서 뇌와 관련된 질환이 2케이스가 발생하여 기록해 봅니다. 첫번째 이야기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신부전으로 투석 중인 중년의 환자분입니다. 이 분은 당뇨발의 악화로 전에도 몇 차례 발가락 절단 수술을 한 적이 있으며, 최근 수개월 전에는 무릎 아랫쪽 하지 절단 수술을 시행하고 의족으로 생활하시는 분입니다. (그만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혈관상태가 좋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한 쪽 눈의 통증이 생겼고, 한 쪽 눈을 뜨지 못하면서 사물이 2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전형적인 3번 뇌신경 마비 증상입니다. 뇌에서 시작하는 12개의 신경이 있는데, 이를 뇌신경이라고 합니다. 그 중 3번 뇌신경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