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혈압을 올리는 치료에도 좋아지지 않았던 2가지 사례 보통 혈압이 떨어지면 불쾌한 느낌을 받으시거나 구역감 등의 증상이 있기때문에 먼저 의료진을 빠르게 호출하게됩니다. 빠르게 상황을 인지하여 빠른 조치가 가능합니다. 의료진이 몇 가지 조작을 통해 혈압을 올리는 치료를 시행하면 혈압이 오르면서 금세 증상이 호전됩니다. 드물게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나, 이 경우에도 차근차근 조치하여 혈압을 올리면 의식이 회복되고 증상도 좋아집니다. 하지만 혈압을 올리는 조치를 충분히 시행하였음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뭔가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가지 기억나는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 사례1 70대 후반의 여성..
[투석실 이야기] 자주 만나는 것이 최고 투석실에 젊은 환자분이 계십니다. 1형 당뇨라서 인슐린을 사용합니다.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 자체가 분비되지 않아 당뇨가 생기는 형태입니다. 보통 어릴때 진단이 되므로 소아당뇨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나이 들어 진단되는 2형 당뇨는, 인슐린 자체는 분비되나 인슐린이 잘 듣지않아 발생하는 당뇨입니다.) 투석치료는 이곳에서 받으시지만, 당뇨에 대해서는 모 대학병원 내분비내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이다보니 외래 진료를 자주 가지는 못하고 보통 3개월마다 진료를 받고 인슐린과 당뇨약을 타오십니다. 약을 잘 정해주셔서 그런지, 1형 당뇨임에도 비교적 당조절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당조절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투석을 시작할 때 바늘..
[투석실 이야기] 살이 찌면 건체중도 올려야 한다? 건체중과 관련하여 알아두면 좋은 개념 "살이 찌면 건체중도 올려야 한다?" 투석에 익숙하신 분이나 투석을 받으신지 오래 되신 분에게는 익숙한 개념일 수 있으나, 투석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분이라면 이런 체중 개념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건체중의 정의는 여분의 수분이 없는 정상체중을 의미합니다. 투석후 저혈압이나 혈액량 감소 증상이 없는, 견딜 수 있는 가장 최저의 체중 입니다. 투석 후 건체중에 잘 맞추면 몸이 가벼워지고 숨도 안차며 컨디션이 좋습니다. 반면 건체중보다 체중이 남을 경우 몸이 무겁고 부종이 생기거나 숨이 찰 수도 있습니다. (누웠을때만 유독 기침이 나는 것도 폐에 수분이 많을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건체중보다 체중 더 가볍게 만..
[투석실 이야기] 건체중 500g 만 올려주면 안되나요? "저...체중 500g 만 올려주면 안되나요?" 정말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살짝 수줍어 하면서 말씀하십니다. "체중이야 고정된 것이 아니니까 당연히 올려드릴 수는 있죠. 우리 몸이 기계는 아니잖아요. 근데 무엇때문에 체중 올리고 싶으세요? 혹시 지난번 투석 끝나고 힘드셨어요?" "아니요. 그런 것은 아닌데 체중 맞춰서 오는게 힘들어서요. 조금만 더 먹고 싶어서요." 그런데 잠깐! 건체중 500g 을 올린다고 음식 500g 을 더 드셔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런지 간단한 수식으로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보통 투석을 마친 후 다음 투석때까지 늘어오시는 체중을 '투석간 체중 증가량' 이라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건체중 70kg 인 분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은 당뇨발과 전쟁 중 투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당뇨병입니다. 그러다보니 투석실에서는 당뇨발을 겪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당뇨발은 대표적인 당뇨병의 합병증입니다. 당뇨 때문에 신경이 망가지다보니 (신경병증) 감각이 둔해져 쉽게 발에 상처가 나기도 하고 부적절하게 하중이 가해져 궤양이 생깁니다. 게다가 혈관 상태도 좋지않아 (혈관병증) 혈액의 순환이 원할하지 않다보니 상처가 잘 낫지않고 악화되어 감염, 궤양, 발의 변형 등을 유발합니다. 상처는 더디게 회복될 수도 있지만, 뼈까지 감염이 번져 결국 절단 수술까지 받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처가 발에 주로 발생하고 감각도 떨어져 있다보니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보이면서 열이 나고 염증 수치..
[투석실 이야기] 허리에 주사를 맞으신 분 투석실에서 근무하다보면 여기가 투석실인지 정형외과인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령의 환자분들이 많으시고 관절이 안좋다보니 이곳저곳 갖가지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그중에도 가장 단골 손님은 허리통증과 다리통증입니다. 그 중에서도 척추관 협착증이 많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관 협착증 (spinal stenosis) 는 척추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여 요통, 다리로 뻗어가는 방사통, 간헐적 파행, 보행장애, 배뇨 및 배변 장애 등의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대부분 노화현상에 의한 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입니다. 보통 50~60대에 증상이 시작되고 4-5번 요추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쉴때는..
[투석실 이야기] 손이 저려요(2) : 자신경굴 증후군(ulnar entrapment syndrome), 팔꿉굴증후군 (주관증후군, cubital tunnel syndrome) 앞서 손저림에 대해 가장 흔한 원인이었던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투석실에서는 손이 저리지만 손목터널증후군과는 다른 부위가 저리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부위만 손이저리다고 하십니다. 4번째 손가락과 5번째 손가락을 짚으면서 이 부분만 저리다고 하십니다. (아래 그림 참조) 투석실에서 최근에 두 분이 이 증상을 호소하셨고 이전에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셨던 분이 여럿 계셨습니다. 이 부위의 감각은 자신경(ulnar nerve) 이 담당하는 특징적인 부위입니다. 자신경은 목에서부터 ..
[투석실 이야기] 손이 저려요 : 투석관련 아밀로이드증, 손목터널 증후군 투석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손이 저리거나 발이 저려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당뇨 환자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당뇨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당뇨신경병증으로 발바닥, 손바닥을 저리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구름에 떠서 걷는 것 같아요.' '발바닥 감각이 없어요.' '두꺼운 밑창을 끼고 걷는 것 같아요.' '발바닥을 바늘로 콕콕 계속 찌르는 것 같아요.' 라고 표현 하십니다. 당뇨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가장 취약한 다리 신경의 말단부분 부터 손상되기 때문에 발바닥을 가장 먼저 불편해 하십니다. 다만 신경은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특효약은 없으며 단지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을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합니..
[투석실 이야기] 이제 담배를 끊으세요. 최근 흡연과 관련된 몇 가지 환자분들 케이스가 있어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오로지 흡연만으로 인한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흡연이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부분의 흡연자의 경우 본인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다고 인식하게 되면 강한 의지를 가지고 금연을 하십니다. 그래서 투석을 시작하시면 대체로 금연을 하시나, 또 금연을 못하시고 흡연을 유지하는 분도 몇몇 분이 계십니다. 첫번째 케이스 60대 남성입니다. 투석 시작 후 금연을 하긴 했지만 그 이전부터 하루 1갑이상 담배 수십년 피우신 이력이 있습니다. 당뇨가 있으나 당뇨 조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2년전 갑작스런 호흡곤란에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많이 약해져서..
[투석실 이야기] 아메리카노? 믹스커피? 라떼? 어떤 커피를 마실까? (feat. 내신장이 콩팥콩팥 신장학회 유튜브) 3월 투석실 정기검사때 지난 달보다 인이 높아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음식을 드시고 인섭취가 늘었는지, 인약은 잘 드셨는지 다시 조사와 분석에 들어갑니다. 전달 대비 인수치가 조금 증가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확 증가한 경우는 특정 음식이 되었든, 인 약을 안드셨든 무언가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 치즈 같은 유제품, 땅콩 같은 견과류, 밀가루 음식들, 탄산 음료 등이 인이 많이 함유되어있어 주된 원인 음식으로 추정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음식들을 전혀 섭취하지 않았지만, 이번 달 인 수치가 9점대로 매우 높게 나온 분이 있어 어떤 음식을 드셨는지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특징적으로 ..
[투석실 이야기] 투석 후 엑스레이 변화(3) : 없던 것이 새로 생겼다 투석실에서는 X-ray 를 보통 3개월마다 검사합니다. 물론 호흡곤란이나 흉통, 혈압저하 등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하다면 더 자주 찍기도 합니다. 지난번 포스팅에도 투석 후 엑스레이 사진이 좋아진 경우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올해 2023년 1월에도 환자분들의 엑스레이 사진을 쭉 확인해보던 중 굉장히 좋아진 분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검사 결과가 잘 나오면 저또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검사보다 더 빠르게 알수있는 것은 환자분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투석을 할 수록 점점 몸이 좋아지고 호흡이 가벼워지고 식욕이 생깁니다. 이렇게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중간에 흰색 부분이 심장인데 3..
[투석실 이야기]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80대 할머니 투석을 최근에 시작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동정맥루 혈관 대신 카테터로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할머니께서 카테터가 위치한 우측 어깨 쪽이 아프다고 호소를 합니다. 처음에는 카테터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카테터는 피부 밑으로 들어가 쇄골 위를 지나 혈관으로 늘어갑니다. 피부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카테터가 움직이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카테터와 피부를 실로 두 땀 정도 꼬매놓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커프와 피부가 서로 붙어버리게 되어 실 없이도 고정이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카테터 표면에 톡 튀어 나와있는것이 커프 (cuff) 입니다. 피부와 잘 붙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켜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