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척추관 협착증으로 허리에 주사를 맞고 오신 분

[투석실 이야기] 허리에 주사를 맞으신 분

 

 

 

투석실에서 근무하다보면 여기가 투석실인지 정형외과인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령의 환자분들이 많으시고 관절이 안좋다보니 이곳저곳 갖가지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그중에도 가장 단골 손님은 허리통증과 다리통증입니다. 그 중에서도 척추관 협착증이 많습니다.

 

https://www.local-physio.co.uk/articles/lower-back-pain/spinal-stenosis/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관 협착증 (spinal stenosis) 는 척추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여 요통, 다리로 뻗어가는 방사통, 간헐적 파행, 보행장애, 배뇨 및 배변 장애 등의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대부분 노화현상에 의한 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입니다. 보통 50~60대에 증상이 시작되고 4-5번 요추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쉴때는 괜찮다가 걷거나 일어설 때 증상이 나타나는데, 요추가 펴지면서 척추관이 더 좁아져 신경이 눌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걸을 때 다리가 운동을 하면서 신경근 (nerve root) 의 대사가 증가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혈류가 못 따라오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됩니다.

 

https://oxfordspineneuro.sg/lumbar-spinal-stenosis/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

요통이 있을 수 있으나, 평상시에 다리로 뻗어가는 방사통은 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걷거나 일어서면 엉덩이와 다리가 당기고 쥐어짜고 터질 것 같은 통증이 서서히 발생하며 점차 걷기가 힘들어집니다. 걸을 때 허리를 구부리면 상대적으로 덜 아프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린 채 걷는 경우도 있습니다. 걸을 때 통증이 심하면 잠시 앉거나 서서 허리를 구부리면 증상이 호전됩니다. (이를 간헐적 파행 intermittent claudication 이라고 합니다.)

 

https://www.welcomebackclinic.com/blog/Lumbar-Spinal-Stenosis-and-Neurogenic-Claudication.htm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심각한 신경 마비가 드물고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우선 비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완치 목적은 아니며 통증 완화와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치료의 주된 목적입니다. 약물치료로 진통소염제나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국소 마취제와 함께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주사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중간 치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물리치료, 운동요법을 병행할 수 있으며 자전거타기, 경사면을 걷는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수술을 계획합니다.)

(1) 지속적인 다리 통증이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지장을 줄 때 

(2) 2~3개월 이상의 여러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을 때

(3) CT나 MRI 상에서의 소견이 환자의 증상과 일치할 때

 

최근 여기서 투석치료 중인 80대 할머니 한 분이 간헐적 파행 증상이 심해져 1~2m 걷기도 힘들정도로가 되어 수술적 치료를 계획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령의 말기신장병, 심부전 및 부정맥이 있으신 분이라 수술 위험도가 커서 수술 계획은 보류되었고 약물치료 중인 분이 계십니다.

 

 

주사치료를 하고 오신 분

60대 남자, 당뇨로 인한 말기신장병으로 투석치료 중인 분입니다. 척추협착증으로 소염진통제도 간헐적으로 사용해 보았으나 증상이 악화되어 다른 병원에서 주사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주사 이 후 혈압과 혈당이 크게 상승합니다. 주사맞기 전에는 수축기 혈압 140대였는데 주사 맞고 오신 후에는 150~160 이 넘어갑니다. 혈당도 400~500 이 나옵니다. 혈당은 보통 점심 식사 후에 투석실로 내원하셨을때 측정을 하는데 보통 150~200 정도 나왔던 분이고 당뇨약도 경구약제로 간단하게 드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주사를 맞은 이 후 혈당이 급상승 하였습니다. 혈압약을 올려서 혈압을 낮추는 한편, 당뇨약도 추가하였으나 혈당이 계속 높아 결국 생애 처음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았습니다. 인슐린 주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번에 처음 배우신 것입니다. 그리고 1주일 정도 경과 후 혈당이 점점 내려갑니다. 인슐린 용량을 줄이다가 이제는 인슐린을 끊어도 혈당이 잘 나옵니다. 혈압도 안정적입니다. 허리 주사에 포함된 스테로이드 성분 때문에 혈압과 혈당이 상승했을 것입니다. 스테로이드는 항염증효과는 우수하나 혈당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물론 스테로이드 주사 성분이 계속 작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시적인 상승입니다. 따라서 당뇨가 있는 분은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시 혈당의 변화를 반드시 모니터링 해야합니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 병원에서 주사치료를 안해준다고해서 이곳 저곳 여러병원을 옮겨다니며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요구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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