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후반의 남자환자 분입니다. 기저질환이 많은 분입니다. 과거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시술도 받았으며, 심부전에 당뇨병과 고혈압도 있습니다. 결국 2년전부터 투석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이어서 혼자 고시원에서 지내고 계십니다. 처음 투석 시작을 주 2회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잔여 콩팥 기능은 떨어져 갔으며 소변량도 감소추세로 이제 주 3회 투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권하였으나 단번에 거절하였습니다. 결국 수차례 호흡곤란으로 입원 치료를 하신 후 3회 투석으로 변경하였음에도 집근처 과일가게에서 딸기 복숭아 등 과일을 많이 드시고 숨이 차고 힘들다며, 무작정 투석실로 오신 적도 있었습니다. 요새는 과일 값이 비싸다고 잘 안드신다고 합니다. 6개월 전에는 발톱 무좀이 심하여..
80대 여성 환자분입니다.할머니께서 처음 이곳 투석실로 오실 때 모습이 기억납니다. 체중은 40kg 초반으로 체구도 작습니다.그런데, 다리는 코끼리 다리마냥 퉁퉁 부어있습니다.혈액검사에서 영양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알부민 수치가 바닥입니다.흉부 X선 영상에서는 심장 크기도 매우 크고 폐부종도 동반되어 있었습니다.다리에 힘이 없어 잘 걷지도 못하셨고 병원에 오는 것도 자신이 없어 하셨습니다.투석실로 오실 때도 교회를 다니시는 권사님과 함께 오셨습니다.권사님이 바쁘면 할머니는 그냥 투석을 빠지셨습니다. 1년... 2년... 시간이 지났습니다.투석을 하면서 수분을 제거하였더니 체중은 30kg 후반으로 더 빠졌습니다.그러나 다리의 부종은 싹 사라지고 몸이 가볍습니다.폐에 남아있던 수분이 사라지자 숨쉬기가..
일반적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인해 비가역적으로 콩팥이 손상되고 기능을 매우 떨어져 남아있는 콩팥으로는 몸의 기능을 유지하기 힘들때 투석을 시작합니다. 보통 주 3회, 4시간씩 투석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이유 외 특별한 목적의 투석도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한 번 읽어볼만한, 참고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1. 심장을 도와주기 위한 투석심장은 우리 몸의 혈액 펌프입니다. 심장이 망가지면 신체 장기 곳곳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습니다. 콩팥 과는 달리 심장을 대체할만한 기계는 아직 없습니다. (여러가지 기계들이 연구중에 있습니다.) 심장이 완전히 망가지면 방법은 오직 하나 심장이식 뿐입니다. 한편, 심장은 물을 싫어 합니다. 심장의 주머니에 물이 많이 차 있으면 심..
모건하우절의 책 중 "불변의 법칙"이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에 자리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서 투석환자분께 적용 가능한 불변의 법칙은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책 한 권의 분량은 아니지만, 몇 가지 법칙을 제 임의대로 정하여 서술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이 내용들은 모두 개인의 경험을 통한 일반적인 견해이며, 학술적인 근거가 확립된 내용은 아닙니다. 따라서 가볍게 읽고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1. 체중은 정직하다.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적게 먹으면 살이 빠집니다. 절대적인 자연의 법칙이자 에너지 보존 법칙입니다. 이러한 절대 법칙은 투석환자분들에게도 적용됩니다. 많이 드시면 살이 찌고 적게 드시면 살이 빠집니다. 그런데 투석환자분들은 또하나의 체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건체중' 입니다...
과일은 신선하고 건강한 이미지 입니다. 자연 식품인 과일은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있지만, 과일이 건강을 해친 몇 가지 사례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한 것입니다. 1. 혈액 속 칼륨이 쌓여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아마 투석을 하시는 분들 모두가 알고계신 중요한 내용입니다. 과일에는 칼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많이 드시면 안된다는 것. 칼륨이 상승하면 심장의 근육이 약해져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따라서 과일이 많이 포함된 참외, 곶감, 오렌지, 바나나, 복숭아 등 이러한 식품을 집중적으로 드실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투석을 잘 받으시다가 자의로 투석실에 오지 않았던 분이 고칼륨혈증으로 부정맥이 발생하여 입원하셨..
큰 문제 없이 투석 치료을 잘 받고 계신 분입니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검진을 너무 안하신다는 것입니다. 투석실에서 매달 하는 혈액검사로는 조기암을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혈액검사와는 별개로 정기적인 스케줄대로 위/대장내시경, CT 또는 초음파 등의 검사를 권유드리는 이유입니다. 그러던 중 어떤 일이 계기가 되었을까요. 갑자기 생각을 바꾸셨습니다. 한번 검진을 싹 받아보겠다고 하시네요. 위내시경, 간,담낭,췌장,신장 초음파, 갑상선 초음파, 경동맥 초음파까지 마음바뀌기 전에 당장 손쉽게 검사할 수 있는 것들을 바로 진행했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 후 한 달 뒤, 갑자기 숨이 차다고 급하게 진료실로 찾아오셨습니다. 기침도 있고, 가래도 동반된 상태로 전신 컨디션이 별로 좋지..
신장이 좋지 않은 분들, 투석받으시는 분들은 피가 날 수 있는 치료를 받은 후 지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합니다. 요독이 혈소판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일 수 있어 더 지혈이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도 본인이 만성콩팥병인 줄 모르고 계시다가 지혈이 잘 안되어 검사를 받게 되었고 그제서야 콩팥 기능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투석을 시작하신 분도 있습니다. 최근 투석하시는 분 중에서 치과 발치 후 지혈이 안되어 큰 곤란을 겪었던 분들이 몇 분 계셔서 간략하게 그 사례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직장을 다니시고 야간에 투석을 하러 오시는 젊은 투석환자분입니다. 우측 턱이 부어있어 여쭤보니 오후..
코로나 시기가 이제 완전히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2024년 5월 1일 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의무 격리 해제에 이어 의료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2024년 5월 1일 부터 권고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분들께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투석실에서 이제 마스크 벗어도 되나요?" 작년 9월에도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방역조치가 완화되었으나, 신장학회에서 투석실은 5일간 격리를 유지하도록 권고한바 있어 이번에도 신장학회 차원에서 자체적인 권고 사항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https://sondoctor.co.kr/1267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 및 인공신장실..
투석 환자분들의 혈압은 중요합니다. 절대적인 혈압의 기준은 없으나, 질환 자체의 특성상 혈압의 변동성이 매우 크기 떄문에 본인의 평소 혈압 수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투석실에서 혈압을 매시간 체크하지만, 투석 중 체크한 혈압은 집에서 잰 혈압과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석을 하지 않는 날에도 집에서 혈압을 종종 체크해보시도록 권유드립니다. 혼자서 혈압을 잴때 수동 혈압계를 쓰기는 어려우므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자동혈압계를 구입하시도록 설명드립니다. 인터넷 가격으로 대략 6~8만원 정도 선에서 공인된 혈압계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공인된 혈압계 목록은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반드시 손목혈압계가 아닌 윗팔에 커프를 감는 혈압계를 구입하셔야 합니다. 아..
고령의 환자분이라도 투석 치료를 받으시면서 안정적으로 잘 지내시던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 안정적으로 보이더라도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낙상'입니다. 고령의 투석환자분은 뼈가 약하시므로 어떠한 이유로든 넘어지거나 다치면 골절이 되기 쉽습니다. 만일 골절이 되었다면 거동이 힘들어지고 누워있어야 하므로 여러가지 합병증 위험이 증가합니다. 누워만 있으니 흡인성 폐렴이 생기기 쉽습니다. 위장운동도 저하되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또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니 근력이 더욱 약화되어 골절이 치료되었다고 해도 거동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오래 누워계시니 욕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기저귀를 사용해야 한다면 요로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투석 환자분 ..
외래 투석실을 다니는 환자분들의 경우 대부분 거동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분들이 대다수 입니다. 일부 혼자서 거동이 힘든 분들은 보호자와 같이 오시는데, 보호자의 대부분은 환자분의 배우자입니다. 그 외 자녀, 형제,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분이 병원을 오고 갈때 보호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환자분의 연령이 고령이다보니, 그 배우자분 역시도 고령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병원을 오가실 때 자주 뵙는 그 분들의 건강 역시 염려될 때가 많습니다. #1. 70대 환자분의 남편분입니다. 담배를 무척 많이 태우시는 분인데, 다른 병원 건강검진 때 엑스레이에서 폐결절이 보인다고 하여 폐암일까 노심초사 했던 추억도 있습니다. 매번 뵐 때마다 금연하시라고 권유드리지만, 금연에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보통 부인(환자)분이..
평소 투석때마다 대략 3kg 정도 체중이 늘어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1kg 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평상시보다 체중이 적게 늘어오니 오히려 이상합니다. "오늘따라 체중이 적게 늘어오셨네요?" "네, 입맛이 없어서..." "다이어트라도 하시는 거에요? 아니면 무슨 일 있으셨어요?" "아.. 어제부터 갑자기 토하고 설사를 했어요..." 그러고 보니 얼굴이 반쪽이 되었습니다. 표정도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즌에는 토하고 설사하면 항상 여쭤보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생굴' 드셨나요?" "(깜짝 놀라며) 어떻게 아셨어요? 생굴 먹었어요. 그런데 어제는 안먹었고 2일전에 먹었어요." 여기까지가 사실 겨울철 장염환자분들과의 단골 대화 멘트입니다. 이 분을 뵙기전 이미 외래에서 생굴을 드시고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