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대장내시경 실패 (feat. 대장내시경용 장정결제의 종류) 투석을 받으시는 말기신장병 환자분의 경우 면역력도 떨어져 있지만, 암 발생율도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암 검진이 중요합니다. 특히 신장 이식 (뇌사자 또는 생체이식) 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면역억제제가 암 성장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기때문에 암검진이 더욱 중요합니다. 암 검진 중 중요한 검사가 바로 대장내시경입니다. 50세 이상부터 최소 5년에 한번 주기로 시행해보시는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만일 용종이 발견되면 그 주기는 더욱 짧아지며,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이른 시기부터 대장내시경을 시행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50대 남성분, 2년전 대장 용종이 있어 떼어낸 분입니다. 2년이 지난 시점, 대장내시경을 하여..
[투석실 이야기] 복통의 범인을 찾아라 복통은 정말 어렵습니다. 흔하게 생기는 증상이면서 온갖 원인을 품고 있습니다. 그중에 몇 가지는 치명적인 원인이라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응급실이라면야 그냥 복부 CT 를 찍어보면 되지만, 투석실에서는 복통이 있다고 매번 CT를 찍을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작은 정보를 모으고 모아 진실에 접근해야만 합니다. 일주일전부터 시작된 상복부 복통 60대 남성분입니다. 상복부의 통증이 있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역류성 식도염, 위경련으로 고생하신 적이 있으셨고, 현재는 증상이 호전되어 약을 안드시고 계십니다. 특별히 위험한 부위의 통증도 아니고, 손으로 눌렀을 때도 그다지 통증이 없다고 하시네요. 아마도 식도염이나 위경련이 재발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
[투석실 이야기] 뇌사자 이식 등록은 어떻게 하나요? 최근 1년 사이 본원에서 투석하시는 분 중에 3분이나 뇌사자 이식을 받으셨습니다. 그 3분 모두 시간대는 다르지만 모두 똑같은 자리를 사용하는 분이라, 직원들끼리 그 자리를 "행운의 자리" 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다행히 3분 모두 이식을 받으신 후 경과가 좋은 상태입니다. 이제 투석실에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최근 뇌사자 이식 등록에 대해 몇몇 분이 문의를 하였습니다. 그 때 설명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기록을 하려고 합니다. 더구나 대한신장학회 유튜브 채널 '내 신장이 콩팥콩팥'에서도 이식관련 컨텐츠가 올라왔는데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중요 내용도 같이 포함하여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뇌사자 이식은 국가(KON..
투석 혈관에 관한 궁금증 (feat. 내 신장이 콩팥콩팥 유튜브) 구독자로서 종종 시청하고 있는 '내 신장이 콩팥콩팥' 채널 대한신장학회에서 운영중인 채널입니다. 이 곳에 매우 유익한 자료가 많은데, 이번에 혈관에 대해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도 해보았습니다. 투석 혈관이 막히는 것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프레탈 같은 항혈소판제 사용이 도움이 될까? 의견이 분분하다.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득과 실을 따져서 사용해야 한다. (출혈 부작용 있기 때문)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여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 위험성이 크지 않고, 자주 막히는 분에게는 사용하는 편이다. 투석혈관을 막히지 않게 하려면? 막히기 전에 혈관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시간을 줄여주세요가 아닌 늘려주세요? 투석시간 원칙 투석시간은 기본 4시간씩 주 3회가 원칙입니다. 이렇게 해야 콩팥을 대신해서 우리 몸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설정된 최소 시간입니다. 24시간 동안 일하는 콩팥 대신 일주일에 최소 4시간씩 3번은 해야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상황에서 투석시간을 약간 줄일 수 있습니다. 투석을 안할 수는 없으나 비교적 잔여 콩팥 기능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 투석을 주 2회만 하시거나 시간을 줄여서 하기도 합니다. 고령의 환자의 경우 처음 투석을 시작할 때 주 1~2회 정도로 시작하여 점차 늘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30분만 줄여주면 안되나? 몇몇 환자분이 일찍 투석을 끝내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몇몇 분들이 쑥쓰러워하시면서 본인..
[투석실 이야기] 혈압을 올리는 치료에도 좋아지지 않았던 2가지 사례 보통 혈압이 떨어지면 불쾌한 느낌을 받으시거나 구역감 등의 증상이 있기때문에 먼저 의료진을 빠르게 호출하게됩니다. 빠르게 상황을 인지하여 빠른 조치가 가능합니다. 의료진이 몇 가지 조작을 통해 혈압을 올리는 치료를 시행하면 혈압이 오르면서 금세 증상이 호전됩니다. 드물게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식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나, 이 경우에도 차근차근 조치하여 혈압을 올리면 의식이 회복되고 증상도 좋아집니다. 하지만 혈압을 올리는 조치를 충분히 시행하였음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뭔가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가지 기억나는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 사례1 70대 후반의 여성..
[투석실 이야기] 자주 만나는 것이 최고 투석실에 젊은 환자분이 계십니다. 1형 당뇨라서 인슐린을 사용합니다.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 자체가 분비되지 않아 당뇨가 생기는 형태입니다. 보통 어릴때 진단이 되므로 소아당뇨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나이 들어 진단되는 2형 당뇨는, 인슐린 자체는 분비되나 인슐린이 잘 듣지않아 발생하는 당뇨입니다.) 투석치료는 이곳에서 받으시지만, 당뇨에 대해서는 모 대학병원 내분비내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이다보니 외래 진료를 자주 가지는 못하고 보통 3개월마다 진료를 받고 인슐린과 당뇨약을 타오십니다. 약을 잘 정해주셔서 그런지, 1형 당뇨임에도 비교적 당조절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당조절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투석을 시작할 때 바늘..
[투석실 이야기] 살이 찌면 건체중도 올려야 한다? 건체중과 관련하여 알아두면 좋은 개념 "살이 찌면 건체중도 올려야 한다?" 투석에 익숙하신 분이나 투석을 받으신지 오래 되신 분에게는 익숙한 개념일 수 있으나, 투석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분이라면 이런 체중 개념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건체중의 정의는 여분의 수분이 없는 정상체중을 의미합니다. 투석후 저혈압이나 혈액량 감소 증상이 없는, 견딜 수 있는 가장 최저의 체중 입니다. 투석 후 건체중에 잘 맞추면 몸이 가벼워지고 숨도 안차며 컨디션이 좋습니다. 반면 건체중보다 체중이 남을 경우 몸이 무겁고 부종이 생기거나 숨이 찰 수도 있습니다. (누웠을때만 유독 기침이 나는 것도 폐에 수분이 많을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건체중보다 체중 더 가볍게 만..
[투석실 이야기] 건체중 500g 만 올려주면 안되나요? "저...체중 500g 만 올려주면 안되나요?" 정말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살짝 수줍어 하면서 말씀하십니다. "체중이야 고정된 것이 아니니까 당연히 올려드릴 수는 있죠. 우리 몸이 기계는 아니잖아요. 근데 무엇때문에 체중 올리고 싶으세요? 혹시 지난번 투석 끝나고 힘드셨어요?" "아니요. 그런 것은 아닌데 체중 맞춰서 오는게 힘들어서요. 조금만 더 먹고 싶어서요." 그런데 잠깐! 건체중 500g 을 올린다고 음식 500g 을 더 드셔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런지 간단한 수식으로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보통 투석을 마친 후 다음 투석때까지 늘어오시는 체중을 '투석간 체중 증가량' 이라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건체중 70kg 인 분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은 당뇨발과 전쟁 중 투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당뇨병입니다. 그러다보니 투석실에서는 당뇨발을 겪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당뇨발은 대표적인 당뇨병의 합병증입니다. 당뇨 때문에 신경이 망가지다보니 (신경병증) 감각이 둔해져 쉽게 발에 상처가 나기도 하고 부적절하게 하중이 가해져 궤양이 생깁니다. 게다가 혈관 상태도 좋지않아 (혈관병증) 혈액의 순환이 원할하지 않다보니 상처가 잘 낫지않고 악화되어 감염, 궤양, 발의 변형 등을 유발합니다. 상처는 더디게 회복될 수도 있지만, 뼈까지 감염이 번져 결국 절단 수술까지 받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처가 발에 주로 발생하고 감각도 떨어져 있다보니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보이면서 열이 나고 염증 수치..
[투석실 이야기] 허리에 주사를 맞으신 분 투석실에서 근무하다보면 여기가 투석실인지 정형외과인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령의 환자분들이 많으시고 관절이 안좋다보니 이곳저곳 갖가지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그중에도 가장 단골 손님은 허리통증과 다리통증입니다. 그 중에서도 척추관 협착증이 많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관 협착증 (spinal stenosis) 는 척추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여 요통, 다리로 뻗어가는 방사통, 간헐적 파행, 보행장애, 배뇨 및 배변 장애 등의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대부분 노화현상에 의한 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입니다. 보통 50~60대에 증상이 시작되고 4-5번 요추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쉴때는..
[투석실 이야기] '딸꾹질' 하면 기억나는 분 최근 저희 투석실에 딸꾹질이 지속되었던 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딸꾹질'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어 그 분에 대한 일화를 적어봅니다. 예전 대학병원에서 근무할때의 일입니다. 80대 남성 분으로 고혈압성 만성 콩팥병이 악화되어 투석을 앞두고 계신 상태로 외래로 내원하였습니다. 가져오신 검사를 보니 역시 투석을 바로 하셔야 할 정도로 신기능이 좋지 않아 바로 입원장을 드렸습니다. 입원해서 늘 하던데로 투석을 시작하였습니다. 투석을 시작하면 그 동안 하지 못했던 검사를 권유드리곤 합니다. 바로 조영제를 사용하는 CT 검사입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 발생확률이 높은데 CT 검사는 암 검사에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특히 조영제를 투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