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손이 저려요(2) : 자신경굴 증후군(ulnar entrapment syndrome), 팔꿉굴증후군 (주관증후군, cubital tunnel syndrome) 앞서 손저림에 대해 가장 흔한 원인이었던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투석실에서는 손이 저리지만 손목터널증후군과는 다른 부위가 저리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부위만 손이저리다고 하십니다. 4번째 손가락과 5번째 손가락을 짚으면서 이 부분만 저리다고 하십니다. (아래 그림 참조) 투석실에서 최근에 두 분이 이 증상을 호소하셨고 이전에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셨던 분이 여럿 계셨습니다. 이 부위의 감각은 자신경(ulnar nerve) 이 담당하는 특징적인 부위입니다. 자신경은 목에서부터 ..
[투석실 이야기] 손이 저려요 : 투석관련 아밀로이드증, 손목터널 증후군 투석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손이 저리거나 발이 저려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당뇨 환자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당뇨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당뇨신경병증으로 발바닥, 손바닥을 저리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통 '구름에 떠서 걷는 것 같아요.' '발바닥 감각이 없어요.' '두꺼운 밑창을 끼고 걷는 것 같아요.' '발바닥을 바늘로 콕콕 계속 찌르는 것 같아요.' 라고 표현 하십니다. 당뇨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가장 취약한 다리 신경의 말단부분 부터 손상되기 때문에 발바닥을 가장 먼저 불편해 하십니다. 다만 신경은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특효약은 없으며 단지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을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합니..
[투석실 이야기] 목에 혹이 있다고요? 60대 여자분입니다. 과거 담석이 있는 분인데 최근 복통이 생겨 초음파 검사를 하였습니다. 복통에 대한 검사이므로 간, 담낭, 췌장 위주로 살펴보면 되지만 이왕 검사하는 김에 신장, 방광, 갑상선, 경동맥 등 전반적으로 다 체크를 해보았습니다. 말기신부전 환자분의 경우 일반 사람들보다 암 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영상의학적 검진 (초음파나 CT) 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행이 담석외에 간, 췌장에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양쪽 신장은 기능이 별로 남아있지 않아 위축되어 있었고 물혹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콩팥이 기능을 잃어가고 노화되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로 생각됩니다. 경동맥 초음파로는 혈관의 건강상태를 유추해볼 수 있는데, 역시나 일부 동맥경화 병변이 ..
[투석실 이야기] 이제 담배를 끊으세요. 최근 흡연과 관련된 몇 가지 환자분들 케이스가 있어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오로지 흡연만으로 인한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흡연이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부분의 흡연자의 경우 본인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다고 인식하게 되면 강한 의지를 가지고 금연을 하십니다. 그래서 투석을 시작하시면 대체로 금연을 하시나, 또 금연을 못하시고 흡연을 유지하는 분도 몇몇 분이 계십니다. 첫번째 케이스 60대 남성입니다. 투석 시작 후 금연을 하긴 했지만 그 이전부터 하루 1갑이상 담배 수십년 피우신 이력이 있습니다. 당뇨가 있으나 당뇨 조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2년전 갑작스런 호흡곤란에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많이 약해져서..
[투석실 이야기] 아메리카노? 믹스커피? 라떼? 어떤 커피를 마실까? (feat. 내신장이 콩팥콩팥 신장학회 유튜브) 3월 투석실 정기검사때 지난 달보다 인이 높아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음식을 드시고 인섭취가 늘었는지, 인약은 잘 드셨는지 다시 조사와 분석에 들어갑니다. 전달 대비 인수치가 조금 증가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확 증가한 경우는 특정 음식이 되었든, 인 약을 안드셨든 무언가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 치즈 같은 유제품, 땅콩 같은 견과류, 밀가루 음식들, 탄산 음료 등이 인이 많이 함유되어있어 주된 원인 음식으로 추정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음식들을 전혀 섭취하지 않았지만, 이번 달 인 수치가 9점대로 매우 높게 나온 분이 있어 어떤 음식을 드셨는지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특징적으로 ..
[투석실 이야기] 인약을 바꿨는데 검은변이 나와요. 인조절이 안되는 분에게 약을 바꿨는데 검은색 변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네이버에 검은색 변이라 검색하면 위장 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나오니 걱정하면서 말씀하시네요. 당연히 약을 바꿀때 설명을 드려야하는데 깜빡 잊고 자세한 설명을 빠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외래환자가 많이 밀려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급해집니다. 검은색깔 변이 나온 이유는 바꾼 인약에 철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위장관을 지나면서 철이 산화되어 검게 변한 것입니다. 철 성분이 포함된 강력한 인약 벨포로에 대해 부작용 위주로 기록해볼까 합니다. (뒷광고, 앞광고 전혀 아닙니다.) 벨포로란? 칼슘을 포함하지 않은 인 결합제 종류 중 하나입니다. ..
[투석실 이야기] 투석 후 엑스레이 변화(3) : 없던 것이 새로 생겼다 투석실에서는 X-ray 를 보통 3개월마다 검사합니다. 물론 호흡곤란이나 흉통, 혈압저하 등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하다면 더 자주 찍기도 합니다. 지난번 포스팅에도 투석 후 엑스레이 사진이 좋아진 경우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올해 2023년 1월에도 환자분들의 엑스레이 사진을 쭉 확인해보던 중 굉장히 좋아진 분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검사 결과가 잘 나오면 저또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검사보다 더 빠르게 알수있는 것은 환자분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투석을 할 수록 점점 몸이 좋아지고 호흡이 가벼워지고 식욕이 생깁니다. 이렇게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중간에 흰색 부분이 심장인데 3..
[투석실 이야기] 어라? 위식도역류가 아니었네? 중년 남성분인데 직장에 다니고 계시기 때문에 야간 투석을 오시는 분입니다. 퇴근 후 곧장 투석실로 오셔서 투석치료를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늦은 저녁식사를 한 후 다음날 출근을 위해 금방 잠을 자야하는 스케줄입니다. 늦은 저녁식사로 위에서 소화가 다 되지 않은 상태로 잠을 자야합니다. 그래서 자주 위산역류증상을 호소하시곤 했습니다. 물론 내시경이나 초음파, CT 등의 검사도 정기적으로 시행하였으나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다만 조그만한 담석이 하나 있었을 뿐입니다. 어느날 투석실로 연락이 옵니다. 갑자기 윗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응급실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닌데 신경이 쓰인다고 합니다. 말기신장병 환자의 경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장기가 심장입..
[투석실 이야기]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80대 할머니 투석을 최근에 시작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동정맥루 혈관 대신 카테터로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할머니께서 카테터가 위치한 우측 어깨 쪽이 아프다고 호소를 합니다. 처음에는 카테터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카테터는 피부 밑으로 들어가 쇄골 위를 지나 혈관으로 늘어갑니다. 피부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카테터가 움직이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카테터와 피부를 실로 두 땀 정도 꼬매놓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커프와 피부가 서로 붙어버리게 되어 실 없이도 고정이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카테터 표면에 톡 튀어 나와있는것이 커프 (cuff) 입니다. 피부와 잘 붙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켜줄 ..
[투석실 이야기] 추한 모습을 보여서 미안해. 첫 만남 : 극도의 저염식 최근 80세 할머니 한분이 투석을 시작하였습니다. 콩팥이 나빠진 원인은 당뇨였습니다. 이곳에 처음 투석하러 오신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한손에는 묵주를 꼭 쥐고 계셨습니다. 첫 날 투석을 하면서 시행했던 검사를 보니 영양수치도 바닥, 나트륨도 바닥, 인수치, 칼륨 수치도 바닥입니다. 이 검사결과는 너무 음식을 못드셔서 생긴 결과 같았습니다. 첫날 메스껍고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잘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 스쳐갔습니다. 다음 투석 날 오셨을 때 여쭤봅니다. "어머니 왜 식사를 잘 못하셨어요? 혹시 너무 싱겁게 드시는 것은 아니세요?" 보통 투석이나 입원 같은 큰 변화가 생기면, 가족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줍니다. 이럴 때 저염식을..
[투석실 이야기]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분 기억에 남는 어느 환자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70대 중반의 남자환자 투석하신지도 오래되셨습니다. 3년전 처음 뵈었을때 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설사가 너무 심해 이것 저것 약도 쓰고 검사도 해보고 겨우 해결이 되었나 싶으면 갑자기 뇌졸중이 생겨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중 이것 저것 검사를 하는 도중에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하며 도망쳐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한동안 잘 지내시는 듯 하다가도 주말에 토마토, 참외 같은 과일 종류를 많이 드시고 칼륨이 높아 응급실에 다녀오시기도 하였고 평소 괜찮던 혈압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혈압이 잡히지 않아 혈압약을 급하게 조정하느라 긴장했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허리하고 다리가 ..
[투석실 이야기] 혈압약의 큰형님, 미녹시딜이 생산중단이다? 미녹시딜 생산 중단! 고혈압용으로 미녹시딜을 공급해왔던 유일한 제약사 한 곳이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아래 기사 참조) 고혈압용 미녹시딜은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제약사는 비급여 탈모약으로 생산하는게 이득입니다.) 제가 있는 병원에도 미녹시딜이 새로 공급이 안되고 있습니다. 원내 남아있는 재고로만 처방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미녹시딜 처방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녹시딜이란? 미녹시딜이란 약은 직접적인 혈관확장효과가 있는 약으로 혈얍약으로 개발이 되었다가 발모 부작용(?) 이 있어 탈모약으로 더 유명한 약입니다. 현재는 미녹시딜보다 훨씬 더 좋은 혈압약이 많이 개발되어 혈압약으로는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고혈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