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담] 폐암말기 식사를 못하시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영양요구량 계산, 식욕촉진제, 비위관, 위루관, 영양수액, 말초정맥용, 중심정맥용)
< 지인분의 메세지 >
바쁠 것 같아서 카톡으로 보내요. 한 가지 상담을 할 것이 있어서요. 이전에 이야기 했듯이 우리 OOO께서 폐암말기상태신데, 지금은 거의 식사를 못하시고 누워만 계세요. 그래서 지금은 사실상 누워서 잠만 주무시고 계세요. 집으로 와 주시는 가정간호 의료팀에서 권유하길, '너무 기운이 없으시니, 우선 영양제를 맞추어드리고, 이뇨제를 써서 소변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어떤지?' 라고 권유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마냥 힘없이 누워만 계시면, 돌아가시는 과정밖에 안된다고 해요. 그렇지만, 예전에 동네의원에 영양제를 놔 드리고 싶어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폐에 물이 차서 어렵다고 했다고 해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판단하기 어려워서 상담을 요청합니다.
< 문의 내용 요약 >
폐암 말기환자로 누워만 계시는 분인데 식사를 거의 못하고 있는 상태
영양 수액제라도 놔드리고 싶은데 가능할지?
(동네 의원 의사 선생님은 폐에 물이찼다고 하여 영양제 안된다고 했다고 함.)
<답변>
간단한 문의 같지만 그 속에는 굉장히 생각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요. 영양은 무조건 중요해요. 영양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하고요. 영양 뿐 아니라 수분도 마찬가지고요. 환자의 수분상태를 너무 과하지도 너무 모자르지도 않게 하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환자의 수분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화를 통해 유추해보면 폐에 물이 찼다고 하시니 (폐암으로 인한 흉수 (malignant effusion) 일 수도 있어요. 이거는 암세포가 생성하는 물이니 체내 수분과는 크게 상관없어요.) 아마도 현재 수분이 과다한 상태란 판단이 들어요. 특히 우리 몸의 펌프인 심장기능이 약할 것으로 예상이되고 거기에 영양상태도 매우 떨어져 알부민이 줄어들어 몸에 수분이 혈액속에 있지못하고 조직으로 스물스물 스며들어 피부를 붓게하고 폐에도 물이 고인 상태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러한 체내 수분이 과다한 상태일때, 게다가 심장기능이 약하다고 판단될때 정맥내부로 직접 투여하는 주사 영양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현재 OOO께서 하루 뉴케어 1캔 반정도만 잡수시고 다른 음식은 일절 입에도 대질 않는다고 하시니 이 상태가 지속이 되면 영양과 수분이 매우 부족한 상태로 악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대충 계산해봐도 하루 필요 칼로리가 못해도 1000kcal 는 될 것인데, 뉴케어 1.5캔이면 고작해야 300kcal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최소한의 영양과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되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번째, 가장 좋은 방법은 입으로 드시는 것이에요. 현재 폐암 말기 상태이시니 효과 좋은 식욕촉진제 (메게이스 등) 를 처방받을 수 있어요. 지금은 가정방문간호만 받고 계시지만, 예전 병원에 진료 보시면서 식욕촉진제를 처방받아 복용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2023.04.30 - 식욕촉진제 메게이스(메게스트롤) 보험급여기준
입으로 드시는 식사량, 뉴케어 같은 경구 영양 보충제 섭취량이 늘어난다면 가장 확실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장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흡수하고 남는것은 배출할 수 있으니 좋은 방법인데, 콧줄을 이용해서 넣어주는 방법이 있어요. 그런데 외관상 보호자 분들이 꺼려할 가능성이 높고 환자 본인에게도 상대적으로 몹시 불편한 방법이라 기대여명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세번째 방법은 위에다 구멍을 뚫고 관을 연결하는 방법인데 이 역시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고 생각이 되요. 콧줄보다는 환자분이 느끼는 불편감이 콧줄보다는 훨씬 적고 충분한 영양을 드릴 수 있지만, 내시경을 통해 구멍을 뚫는 시술을 해야하고 염증이 생길 우려도 있기 때문에 기대여명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남은 방법은 결국 정맥 영양제 투여하는 것이에요. 문제는 집에서 시행하기가 어려워 집에서 진행한다면 가정방문 의료진이 도와줘야할 것이에요. 보통 요양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시행이 되고 있어요.
정맥 영양제의 종류와 양, 그리고 투여 경로가 중요 결정사항이에요.
우리가 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수분 (insensible loss of water) 이 보통 하루에 500 mL 정도 되요. 거기에 소변량을 더하면 대략 하루에 소모되는 수분량이 나와요. 따라서 그정도 용량만 천천히 주사한다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아요. 시간당 20cc/hr 속도로 24시간동안 천천히 정맥 주사를 하면 하루 500mL 의 영양수액을 드릴 수 있어요. 심장이나 폐 부담으로 1~2시간 동안 200mL 정도씩 한꺼번에 많이 주는 방법은 추천드리지 않아요. 단시간에 많은 수액을 주게되면 심장에 부담이 심해지기 때문인데, 이런 이유로 그 때 동네 의원에서 영양제 못준다고 했을 것이에요. 동네 의원에서 24시간동안 천천히 수액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투여 경로를 생각해야 하는데, 영양수액의 종류가 말초정맥용과 중심정맥용으로 나뉘어서 제조되고 적용되고 있어요. 말초혈관은 우리가 흔히 피뽑고 주사맞는 피부의 작은 혈관을 말해요. 혈관이 작고 약하기 때문에 농도가 진한 영양물질이 들어가면 통증이나 정맥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서 말초정맥용은 농도가 묽게 만들어요. 그래서 하루 500mL 의 영양제를 드린다고 해도 고작 350kcal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또 계속 피부에 바늘을 찔러야 하니 고통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몇 일 영양제 드리고 말 것이 아니라 적어도 1달 이상 영양제를 드린다고 생각한다면, 중심정맥관을 삽입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한번 삽관할때가 좀 힘들지만, 아주 부담되는 시술은 아니니 현재 컨디션에서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시술이에요. 중심정맥관을 삽관하게 되면 매번 주사로 혈관을 찾기위해 바늘로 찌르지 않아도 되고 농도가 진한 중심정맥용 영양수액을 사용할 수 있어요. 500mL 정도 투여하면 대략 600kcal 정도는 드릴 수 있어요.
중심정맥관은 보통 어깨 쪽에 출구가 있는 C-line, 팔쪽에 출구가 있는 PICC 등으로 설치를 해요. (아래 그림참조)
그러면 하루 뉴케어 1.5캔이 300kcal 고 하루 중심정맥용 영양수액이 천천히 500mL 투여되면 600kcal 이상 보충이되니 전체 900kcal 이상 투여가 되는 셈이고 대략 최소 영양요구량에 근접해지네요.
정말 임종이 가까운 상태라면 단백질이나 지방이 포함된 영양제 보다는 병원에서는 그냥 5% 포도당 용액 (그냥 물만 준다는 개념) 만 소량 줘요. (10~20cc/hr 하루 500 mL 미만) 수분을 너무 많이 줘도 가래도 많아지고 심장에 부담도 되고 해서 숨쉬기가 더 힘들어 지니까요. 또 필요에 따라서는 수액에 가래를 줄이는 약을 섞기도 해요. (임종에 가까운 상태, 호스피스 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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