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이 만연한 현대사회, 진료실 CCTV 설치 가능한가? 녹음은 해도되나?

소송이 만연한 현대사회, 진료실 CCTV 설치 가능한가? 녹음은 해도되나?

 

 

https://pixabay.com/photos/cctv-security-camera-camera-7267534/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시민의식도 선진화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소송이 만연해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소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며

최근 의사들이 바이탈과를 택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소송 risk 를 꼽고 있습니다.

high risk low return 인데 누가 택하겠냐는 것입니다.

예전 제가 인턴을 시작할 무렵, 한 친구는 인턴조차도 하지 않은채 미용의원을 개원하였습니다.

당시만해도 거의 대부분 과를 정해 수련을 받고 해당과의 전문의가 되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었습니다.

임상경험이 거의 전무한 의대생 상태에서 갓 의사면허를 취득했는데 어떻게 진료를 보냐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최소한 인턴은 해야하지 않냐라는 인식이 밑바닥에 깔려있었습니다.

멀쩡한 친구 한명이 인턴 조차 하지 않는다고 하니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친구는 너무나도 잘 살고있고 지금도 잘 나갑니다.

요새는 분위기가 바뀌어 이런 방식으로 전문의를 하지 않고 미용의원을 개원하는 것이 드물지 않아 보입니다.

low risk high return 이라 점점 더 몰리는 것 같습니다.

 

 

#1.

처음 내과 레지던트 1년차때 기억입니다. 소송에 휘말릴 것을 대비해서 숱하게 들었던 말입니다. 다른 내과적 지식보다도 더 먼저 배운 것 같습니다. 어떤 환자분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 예상되면.

"차팅 잘해놔", "의무기록 꼼꼼히 적어놔."

환자분이 자의로 퇴원하겠다고 우겼을 때.

"DAMA (discharge against medical advice) 동의서 잘 받아놔."

시술 동의서를 받을 때.

"동의서에 그림도 그리고 중요 문구에 동그라미도 치고 밑줄도 치고 깨끗하게 두지마."

그때만 해도 '아니 사람을 먼저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 무슨 소송에 대비하는 방법부터 먼저 가르쳐주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굳이 말을 하지않아도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2.

몇 년 전, 내과 동기한 명이 스마트 워치인 삼성 갤럭시 워치 구매 후 해준 이야기입니다.

갤럭시 워치 단추를 임의로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데, 녹음 단축키 설정하여 빠르게 녹음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진료때나 환자분과 면담시 (혹시나 소송이 났을 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빠르게 녹음을 켜고 끌수 있어서 좋다고 흡족해 했습니다.

 

 

#3.

저는 환자분들과 좋은 관계를 쌓으면 소송에 휘말릴 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술이나 치료내용, 검사결과를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중간에 변경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그것도 설명을 잘해서 신뢰를 잘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몇 년전 이런 생각의 틀을 깨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OOO 한 증상이 생겼는데 XXX 가 의심이 되니 약을 미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XXX가 의심이 되긴하지만 치료약은 부작용이 있으니 ㅁㅁㅁ같은 진단에 필요한 확실한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약을 드리겠습니다. 아직까지는 XXX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괜히 섣불리 약을 썼다가 부작용이 생겨도 큰일입니다."

다음날 병원으로 전화가 옵니다.

"약을 달라는데도 안주셨죠? 증상이 계속 있습니다. 당신을 고소할 생각입니다."

(충격...)

 

 

#4.

요새는 바디캠이나 진료실에 CCTV 라도 달고 있어야 하나 고민될때가 종종 있습니다.

환자분이 회복되고 건강해지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고 큰 보람인데최근 메스컴에서는 치료실패가 곧 의료과실처럼 비춰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대부분은 그렇지 않겠지만 혹시라도 이상한 마음을 품고있는 환자 한분이 작은 꼬투리하나 잡고 문제삼으면 어떻게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의료소송에 관한 세미나도 요새 핫합니다.

특히 진료실 CCTV 나 녹음 관련 부분에서는 질문도 많고 관심도 대단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탈의실이나 개인의 민감한 부분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장소에는 CCTV 설치 불가

  - 진료실에 CCTV 설치 가능 (어떻게 보면 가장 필요성이 높은 장소), 다만 민감한 신체 부위가 노출이 될 가능성이 없도록 커튼을 치는 등 조치가 필요함.

  - CCTV 설치시 설치 안내판을 잘 보이는 위치에 부착 필요

  - 화면 녹화만 가능하며 음성녹화는 금지됨. : 불특정 다수 환자들의 음성을 녹음한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 단, 환자와의 분쟁이 예상되어 향후 증거수집을 위한 '개별적'인 녹음은 예외사항에 해당

    (개인정보보호법 제 15조 제 1항 제 6호 :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에는 동의를 받지 않고도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할 수 있음.)

  → 위 내용의 강의가 진행될 때 질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결론은 '전체 녹음을 하고 후에 특정내용만 남기고 삭제하는 것은 가능하다' 입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