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몸에서 구더기가 나온 케이스 2가지
- 01_손닥터 의학정보/010_건강상담
- 2023. 8. 16.
네이버 뉴스를 보다가 대만의 한 중년 여성의 귀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만일 일상생활을 잘 하시는 분 귀에서 구더기가 나왔으면 놀랄 법도 하지만, 기사 속 50대 여성은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지병으로 누워만 있는 분입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우리나라에도 종종 있습니다. 벌써 거의 10년 가까이 지난 옛날 일이지만, 예전에 전공의로 한참 일할 때 겪었던 구더기 환자 케이스 2명이 생각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761962
# Case 1
내과 전공의로 한참 일할 때였습니다. 가장 꺼리는 업무 중 하나가 응급실 온 환자로 인해 불려가는 것. 아마 호흡기내과를 맡았을 때입니다. 호흡기내과는 응급실로 환자들이 많이 옵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지내다가 상태가 안좋아서 오신 분 중에 보통은 폐렴이 작건 크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응급실 기본 검사 중 하나가 흉부 X-ray 인데, 거기 하얗게 보이는게 있고 (폐렴이 의심) 다른 부위에 큰 이상이 없다면 여지없이 호흡기내과를 호출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어느 요양병원에서 오신 고령의 남자 환자분입니다. 최근들어 가래가 많아졌고 숨쉬기가 힘들어하셔서 오셨습니다. 의사표현이 안되고 누워만 계시는 분이며, 기관절개술을 하여 그곳으로 호흡하고 계신 분입니다. (또 쉽게 기도로 접근가능하므로 suction 을 통해 객담을 제거가 용이해집니다.) 흉부 X-ray 상 폐렴이 있어 호흡기내과가 호출되었습니다.
응급실로 내려와보니, 고령에 폐렴하고 하니 당연히 입원해서 치료해야겠다 싶어 입원장을 드렸고, 객담 검사, 항생제도 처방하고 이런저런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목에 기관튜브를 고정하는 곳이 가래가 많이 묻어있고 무척 더러워 보이긴 했습니다. (요양병원이 모두 이렇게 관리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굉장히 관리를 잘해주시는 요양병원이 있는 반면, 관리를 잘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요양병원도 있었습니다. 요양병원 마다 다양했습니다.)
객담검사를 위해 간호사님이 기관 튜브를 통해 석션을 하려고 하는데, 절개된 피부와 튜브 사이로 꿈틀꿈틀하는 것들이 보입니다. ㅠㅠ 구더기였습니다. 기관튜브를 교체하고 구더기를 털어내고 ㅠㅠ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 Case 2
인턴 때 기억입니다. 정형외과를 돌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지방의 모 병원으로 파견을 나와 근무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위생적으로 매우 청결하지 못해보이는 중년의 남자 한 분이 응급실로 실려 왔습니다. 몸이 불편해도 병원에 오지 않고 그냥 지내신듯 했습니다. 주변 사람이 보고 119에 신고해서 응급실로 오신 모양입니다.
응급실에서 정형외과가 호출된 것은 그 분의 양쪽 발이 시커멓게 변해있었기 때문입니다. 당뇨발이었습니다. 양쪽 발가락이 썩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악취가 심했습니다. 상처를 평가하고 드레싱을 위해 자세히 들여다 보았는데, 시커멓게 변한 발가락에 생긴 궤양 (구멍) 사이로 하얀 것들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ㅠㅠ 구더기 입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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