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투석실 이야기]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80대 할머니 투석을 최근에 시작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동정맥루 혈관 대신 카테터로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할머니께서 카테터가 위치우측 어깨 쪽이 아프다고 호소를 합니다.

처음에는 카테터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카테터는 피부 밑으로 들어가 쇄골 위를 지나 혈관으로 늘어갑니다.

 

 

피부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카테터가 움직이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카테터와 피부를 실로 두 땀 정도 꼬매놓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커프와 피부가 서로 붙어버리게 되어 실 없이도 고정이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카테터 표면에 톡 튀어 나와있는것이 커프 (cuff) 입니다.

피부와 잘 붙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켜줄 뿐 아니라 피부에서 카테터를 타고 올라가는 균도 막아줍니다.

균이 들어갈 틈을 허용하지 않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이런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초기 카테터가 피부 아래에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았을 경우

카테터가 당겨지거나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카테터 부위도 깨끗하고

당겨진 흔적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할머니 생활 패턴 상 투석 후 대부분의 시간을 가만히 누워계신다고 하여

카테터가 당겨지거나 움직일 확률도 적어보였습니다.

간단한 진통제만 드리고 다음에 뵙기로 하였는데

 

그 다음 투석일 내원하여 말씀하시길.

어깨 통증이 가시질 않고 더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너무 이상하여 어깨를 들추어 보았습니다.

 

어깨 뒷쪽 피부에 붉으스름한 군집성의 물집이 꽃을 피워놓았습니다.

 

참고사진 : https://paininjuryrelief.com/conditions/shingles/

 

'아... 대상포진이구나... 어깨 뒷쪽까지 살펴봤어야 했는데...'

 

증상이 있을 때 그 부위를 눈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하지만

여러 이유로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돌이켜보면 눈으로 직접 확인을 못해서

진단이 늦어졌던 여러 케이스들이 생각납니다.

 

열이나고 백혈구 수치가 증가하면서 염증수치가 올라갔지만

다른 아무 증상이 없었습니다.

정말 아픈 곳 없냐 사정하듯 물어봤을때 어렵게 겨우 들은 대답

'요새 발가락만 좀 아프고 다른 곳은 괜찮아요.'

양말을 벗겨보니 발바닥이 갈라지고 발가락 몇개는 새카맣게 변해있었습니다.

결국 입원하여 절단 수술을 한 후 염증이 호전될 수 있었습니다.

 

이 후로는 몸에 상처가 났다고 하면 무조건 눈으로 확인을 합니다.

가벼운 상처라 괜찮을 것 같다고 해도 일단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호전되는지, 악화되는지 소독을 하면서 확인해야합니다.

 

이번에도 단순히 카테터로 인한 통증이라고 생각하고 카테터 부위만 살펴봤습니다.

통증에 대해 좀더 자세히 묻고 눈으로 자세히 살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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