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면 아직까지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는 이유?
최근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화제입니다.
이미 "사실상 사망" 이라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큰 관심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762027
오늘 새벽에 실린 중앙일보 기사입니다.
다른 기사와는 달리 심장 스텐트 시술에 관해 의료진의 인터뷰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그 시술에 관한 정보를 실었습니다. 요약하면 혈관조영실 설치 비용은 30억원 수준으로,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2년 이상 시술 경력을 쌓았다면, 시술에 문제없을 것이며, 스텐스 시술에는 1시간이면 끝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시술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왜 그는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일까요?
스텐트 시술이라는 것이 생소할 수 있을 분들을 위해 조금더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장기로 손꼽히는 심장은 펌프역할을 하여 혈액을 순환시키고, 혈액을 장기 곳곳에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은 누구나 알고 계시죠? 그럼 심장이 운동을 하는데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는 어디서 공급을 받을까요? 안타깝게도 심장은 피를 담고 있는 주머니와 같지만, 그 속에 있는 피는 심장을 먹여 살리지 못합니다. 따로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피를 받아오는 혈관이 존재합니다. 이를 관상동맥이라 합니다. (영어로는 coronary artery, 코로너리 아터리라고 합니다. 코로너리는 코로나에서 왔고, 코로나는 ring 처럼 둘러싸는 의미, 왕관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즉 심장을 둘러싼 혈관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떠오르네요~)
관상동맥은 위 그림과 같이 생겼습니다. 심장의 겉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대동맥에서 부터 갈라져 나와 왼쪽과 오른쪽 가지로 나뉘며, 왼쪽 가지는 다시 2개로 나뉘는데, 좌전하동맥(Left anterior descending artery, LAD), 좌회전동맥 (Left circumflex artery, LCx) 으로 나뉩니다. 이 중 LAD 가 심장의 첨부와 심실 격벽, 좌심실을 먹여살리므로, 가장 중요합니다.
코로나 맥주는 멕시코 맥주로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에서 기원한 상표라고 합니다.
심근경색이란 위에서 설명한 관상동맥의 일부분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병을 말합니다. 심장에 혈액공급이 안되므로, 심장 기능이 약해지고 (해당 부분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극도의 통증을 동반합니다. 흉통이 생기는 것입니다. 특히 흉통은 움직이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데, 경색이 심하면 쉬어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아래 글을 참고하셔도 됩니다.)
2020/03/25 - 흉통 가슴통증의 원인 중 위식도역류, 역류성식도염 가슴통증, 명치가 아픈이유
이럴 때 중요한 것은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것입니다. 골든타임이란 말이 이때 사용됩니다. 심장 근육도 세포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혈액공급이 안되면 당연히 죽습니다. 기절해 있을 때 살려야지, 죽고난 이 후에 막힌 부위를 뚫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다수 응급실에서는 얼마나 빨리 심근경색을 진단하고, 치료까지 이루어지는지 시간을 다 측정하여 평가 지표로 사용합니다. (보통 응급실 내원 후 90분 안에 뚫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혈관을 뚫는 방법은 직접 심장혈관을 눈으로 보고 막힌 부위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혈관으로 접근하여 조영제 (물감이라고 생각하면됩니다.) 를 쏴서 혈관이 염색되는 것을 보고 막혔는지, 안막혔는지, 좁아졌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혈관조영술이라고 합니다. (coronary angiography 라고해서 줄여서 CAG 라고 합니다.)
위 그림에서 좁아진 혈관 부위가 보이시나요?
그리고 좁아진 혈관이 보이면 해당부위에 풍선으로 넓히는 확장술을 합니다. 또한 혈관이 완전히 막혔거나, 70% 이상 좁아졌다면, 좁아지지 않도록 확장술에 이어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합니다. 이는 혈관조영술과 동시에 시행됩니다.
요약하면 혈관조영술 (병변부위 확인, 가장 정확한 검사법) --> 병변 부위를 풍선으로 확장 -->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스텐트를 넣고 고정 하는 과정이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위 기사에서 이야기 했듯 넉넉잡아 1시간 남짓이면 모두 끝납니다. 보통 스텐트를 삽입하면 그 날은 중환자실에서 하루 지켜보고, 괜찮으면 다음날 일반병실로 이실하여 하루 더 관찰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다음날 퇴원하는 과정입니다. 게다가 혈관조영술을 할 때 허벅지에 있는 혈관으로 카테터를 넣었다면, 6시간 이상은 누워있어야 하지만, 팔에 있는 혈관으로 들어갔다면 곧바로 걸을 수도 있습니다. (즉 3일에서 4일이면 퇴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김정은은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면,) 아직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일까요?
몇 가지 가능성을 한번 추측해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첫번째, 스텐트 시술이 잘 되었고, 요양하는 중이다.
두번째, 심근경색이 워낙 심하게 와서 시술은 잘 되었으나, 합병증이 있는 것이다.
세번째, 스텐트 시술 중 합병증이 생겨 입원기간이 길어졌다.
네번째, 혈관상태가 좋지 못해 스텐트 시술 조차 하지못하고, 수술을 시행했다.
첫번째 가능성은 생략하고, 두번째 가능성 부터 살펴봅시다.
나이든 사람의 경우 혈관이 원래 좋지가 않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던 상태에 적응을 합니다. 따라서 심근경색이 와도 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원래 좁아져 있던 혈관이 좀 더 좁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젊은 사람의 심근경색은 양상이 다릅니다. 보통 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져서 그나마 괜찮았던 혈관이 갑작스레 혈전으로 막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심근경색이 아주 심하게 옵니다. 혈압이 잡히지도 않고, 머리로 피가 안가니 의식이 소실되기도 하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외로 이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급하게 스텐트 시술을 하더라도 후유증을 남기기 쉽습니다. 실제로 새벽에 젊은 사람이 심근경색으로 응급실로 와서 시술을 하였지만 회복을 하지못하고 사망하는 경우나, 심각한 손상을 주어 심장기능이 급격히 나빠진 경우를 흔히 보았습니다. 또 의식불명의 상태로 오래 입원하는 경우도 흔히 생깁니다.
심근경색의 후유증으로 심장기능이 나빠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감이 안오시죠?
심장기능이 나쁘면, 숨이 찹니다. 폐에 물이차고, 펌프질을 못하기 때문에 몸이 붓는 것은 물론, 숨이 차서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가만히 앉아있을때는 괜찮더라도 일어나 조금만 걸어도 숨이차다면? 일상생활이 제대로 될리가 없습니다. 또 걸어가다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쓰러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심장은 매우 중요한 장기입니다.
세번째, 스텐트 시술 중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풍선을 부풀리다가 혈관이 터질 수도 있고, 카테터를 잘못 넣어 심장 자체가 손상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회복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네번째 가능성은 심근경색이 의심되어 혈관조영술을 해봤는데, 혈관이 너무 좋지않아 시술을 못하고, 수술로 넘어간 경우입니다. 보통 교과서적으로 위에 말한 관상동맥 3가지 가지에 모두 병이 있다면, 스텐트보다는 수술을 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수술은 가슴을 열어야 하므로 흉부외과에서 합니다. (외과의사 봉달희가 생각나네요~)
수술의 이름은 Coronary artery bypass graft surgery 라고 해서 CABG (케비지) 라고 줄여서 말합니다. 우리 몸에서 다른 부위에서 혈관을 떼다가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하도록 갖다 붙이는 수술입니다. 이 경우에도 당연히 입원기간이 매우 길어지겠죠.
어떤 경우든,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 왔다는 것은 혈관과 심장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스텐트까지 했다면 심장 기능이 예전만 못할 것입니다. 향후에도 심장 관련하여 병이 생길 위험도 높습니다.
향후 그가 언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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