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콩팥은 잘못이 없는데 투석을 해야하는 경우
- 00_투석실 이야기
- 2020. 10. 14.
콩팥은 잘못이 없는데 투석을 해야하는 경우
콩팥이 나쁘면 투석을 합니다.
콩팥이 나빠지는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은 것이 당뇨와 고혈압 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혈관에 병을 일으키는데,
미세한 혈관 뭉치로 구성된 콩팥 입장에서
혈관의 병이란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 사구체 신염이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콩팥의 역할은 정수기와 같이 혈액을 걸러 남는 수분과 노폐물은 버리고,
좋은 것은 다시 받아들이는 기능을 합니다.
정수기의 수많은 필터 역할을 하는 것이 사구체인데,
수십만개가 존재합니다.
사구체는 3중 구조의 거름막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중 한 겹이라도 손상이 되면, 단백질이 세어나오고, 적혈구가 세어나와
단백뇨, 혈뇨가 생기고,
자꾸 커다란 분자들이 필터의 결손 부분으로 세어 나오면서
필터는 점점 더 손상되고, 궁극적으로는 콩팥 기능이 나빠져 투석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콩팥은 괜찮은데, 다른 문제로 인해서 투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콩팥 입장에서는 억울해서 펄쩍 뛸 노릇입니다.
1. 심장이 나쁠 때
심장이 나쁘면 혈액 펌프질이 안되므로,
콩팥으로 혈액 유입이 잘 되지 않아 콩팥은 죽어갑니다.
심장을 좋게 하면 콩팥은 다시 살아납니다.
물론 골든타임이 지나면 콩팥 세포들이 죽어나가므로 살릴 수 없습니다.
2. 혈압이 떨어질 때 (출혈, 패혈증)
심장이 나쁠 때와 마찬가지로,
혈압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콩팥으로 혈액 유입이 안되어
콩팥이 죽어갑니다.
대표적인 상황으로 출혈이 심한 경우와 패혈성 쇼크 입니다.
위궤양 출혈이나, 출산 후 자궁수축이 되지 않아 출혈이 심한 경우
혈압을 떨어뜨리고 콩팥도 나빠집니다.
수혈을 하고, 혈압을 올리면 다시 콩팥은 살아나지만,
콩팥이 산소를 받지 못하고 기절해 있으면 바로 살아나지 못합니다.
콩팥이 스스로 좋아질 시간을 벌기 위해 일시적으로 투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패혈성 쇼크는 혈액에 균이 돌면서 독소를 뿜어내고
혈관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경우에도 콩팥 기능이 나빠지는데,
혈압을 올리면서 균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면 콩팥을 살릴 수 있습니다.
3. 방광 기능이 나쁠 때
심장에서 펌프질을 하여 콩팥으로 혈액을 보내면,
콩팥에서는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내보냅니다.
방광은 노폐물 (소변) 을 모아놨다가
소변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방광이 수축하여 소변을 보게 합니다.
소변은 24시간 내내 만들어지는데, 그때마다 줄줄 흘러보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광이 제대로 수축을 못한다면?
방광에서 소변이 잘 나가지 않고
소변이 쌓이다못해 역류를 합니다.
그러면 콩팥으로 Back Pressure 가 주어지고,
콩팥 세포들은 타격을 받습니다.
방광의 배신이지요.
역류를 하지만, 일부 소변은 나오기때문에
겉으로만 봐서는 방광 기능이 잘못되었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콩팥이 망가지고서야 알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전립샘이 나쁠 때
남자의 경우 방광에서 소변을 보낼 때 전립샘을 거쳐서 요도로 나가게 됩니다.
전립샘은 요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중년 남성의 적, 전립샘 비대증이 있게 되면
소변 배출에 장애를 주게 됩니다.
그러면 소변이 방광에 정체가 되고,
역류하여 콩팥에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남성에서 전립샘 질환 (전립샘 비대증, 전립샘암 등)을 잘 관리해야 콩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5. 요로결석
땀이 많이나는 여름철, 고용량의 비타민 C 를 복용하는 분들은
요로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타민 C 는 소변으로 옥살산이라는 물질로 대사되어 칼슘과 만나 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땀을 많이 흘러 탈수가 되면, 소변이 더 진해져서 결석이 더욱 잘 생기기 때문입니다.
요로결석의 크기가 작으면,
저절로 소변으로 빠져나올 수도 있지만,
크기가 크면 요관 (ureter) 중간에 꽉 끼어 막히게 됩니다.
그러면 소변이 역류하여 결국 콩팥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로결석 때문에 투석까지 하게되는 경우는 드문데,
이는 한쪽이 막히더라도 다른 한 쪽 콩팥이 더욱 힘을 내서 보상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요로결석이 양쪽에 동시에 생겨 요관을 막을 경우,
혹은 사고, 선천적 이상, 신장이식 공여자 등의 원인으로 콩팥이 한 쪽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요로결석이 생길 경우에는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서, 급격하게 콩팥 기능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6. 암 (방광암, 전립샘암, 요관암, 전이암)
마지막으로 소변이 내려가는 길에 암이 생길 경우 소변이 정체되면서
콩팥 기능을 나쁘게 할 수 있습니다.
주로 방광쪽에 암이 생기거나,
다른 암 (대장암, 자궁암 등)이 방광 주변에 전이가 되어 발생합니다.
7. 치료
콩팥 잘못이 아니므로,
근본 원인을 해결해주면 콩팥은 좋아집니다.
심장의 기능을 좋게 해주거나,
균 치료를 하여 염증을 줄여주면 혈압이 오르면서 콩팥은 살아납니다.
한편, 방광이나 요관, 전립샘 문제인 경우에도 근본 원인을 해결해주면 됩니다.
방광 기능이 나쁠 때는 방광을 좋아지게 하는 약을 써볼 수 있지만,
방광이 많이 약할 경우, 방광의 근육이 이미 많이 늘어난 경우에는
근육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보통 소변줄을 거치합니다.
소변줄을 거치하면 소변이 방광을 pass 하기 때문에
소변이 잘 나가게 되고 콩팥은 좋아집니다.
요로결석이나 요관암 등 요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양쪽 콩팥에 구멍을 내고 소변을 밖으로 빼내어 압력을 줄여주면 콩팥이 살아납니다.
(양쪽 요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이므로, 한 쪽이 아닌 양쪽에다 구멍을 내야합니다.)
이렇게 구멍을 내서 소변이 우회하여 나갈 수 있게 길을 내주고,
콩팥을 일단 살린 뒤에 결석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주면,
나중에는 콩팥에 거치한 카테터도 빼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이 오래된 경우, 지속적으로 콩팥이 damage 를 받아
콩팥 세포들이 많이 죽어버린 경우에는
위와 같은 치료에도 반응이 없게 되어 투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0_투석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석실 이야기] 폐렴 예방접종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쉽게) (3) | 2020.10.19 |
---|---|
[투석실 이야기] 다리가 저리고 불편해서 잠을 못자요. 하지불안증후군?! (2) | 2020.10.17 |
[투석실 이야기] 알부민은 증가하고, 인은 낮아지고... 도대체 비결이 뭐에요? (1) | 2020.10.13 |
[투석실 이야기] 심각한 고칼륨혈증, 투석만하면 괜찮다?! 아닙니다. 투석해도 다시 오릅니다. (3) | 2020.10.11 |
[투석실 이야기] 소변이 늘었어요. 많이 나와요. 과연 좋은 현상일까? 투석 하고 소변이 줄어드는 이유? (6) | 2020.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