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매번 뒤늦은 후회

 

매번 뒤늦은 후회

 

 

 

당뇨로 인슐린을 맞으시는 분입니다. (60대 남성)

가장 일찍 병원에 오셔서 항상 1등으로 투석 바늘을 꽂으십니다.

평소 집에서 혈당도 잘 체크 하시고 당뇨수첩에도 잘 적어오십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모범생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혈당조절이 잘 안될때가 많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치명적인 문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점심에 인슐린을 안(못)맞으시는 점

두번째는 저녁 인슐린을 항상 뒤늦게 맞으신다는 점.

 

점심에 주로 바깥에서 식사를 하시거나

아는 지인을 만나 같이 식사를 하시는데,

부끄러워서 그러신지, 귀찮아서 그러신지,

밖에서 식사하실때는 인슐린을 못맞겠다고 합니다.

거의 항상 점심 인슐린은 건너 뜁니다.

 

그러다보니 저녁에 혈당이 고공비행을 합니다.

저녁 식전에도 높고 저녁 식후에는 더 높습니다.

저녁 식후에 혈당이 400~500 이 나오자,

깜짝 놀란 나머지, 그 때 인슐린을 많이 주사합니다.

(이미 혈당은 최고점을 찍고 내려오려고 하는데,

인슐린이 뒤늦게 투입이 되어 미친듯이 혈당을 내려버립니다.)

그러면 다음날 새벽에 저혈당이 옵니다.

 

투석을 위해 새벽에 걸어오시던 중,

저혈당이 생겨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신적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또 저는 아침부터 폭풍같은 잔소리를 쏟아냅니다. ㅠㅠ

 

"인슐린이 작용하려면 최소 30분~1시간은 걸려요.

식후에 혈당 보고 맞으면 그땐 이미 늦어요. ㅠㅠ"

 

"게다가 인슐린이 한 번 작용하면 그 효과가 3~4시간은 지속되요~"

 

"식사 후 혈당이 올라가다 피크점을 찍고 내려올때 그 때 인슐린을 많이 쓰니깐

새벽에 저혈당이 자주 오는거에요."

 

"식사 직전에 인슐린을 맞거나 식사하면서 맞아야

혈당도 잡고 저혈당도 안생길거에요~"

 

매번 점심 인슐린을 못맞고 저녁 혈당이 치솟자,

이번에는 작전을 바꿨습니다.

 

믹스펜(mixpen) 종류으로 바꾸고 점심에 인슐린 맞는 것을 건너 뛰는 것입니다.

(믹스펜 : 초속효성인슐린과 지속형인슐린이 혼합되어 있는 제제로 인슐린 투여횟수를 줄여볼 수 있다.)

믹스펜은 보통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으로 인슐린을 맞는데,

아침에 맞는 용량이 더 많습니다.

점심 혈당까지 커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믹스펜으로 바꾼 뒤 현재까지는 혈당이 양호합니다.

점심혈당은 커버가 될 것 같습니다만...

제발 저녁 식사 후 한참 뒤에 인슐린 맞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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