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이 의대에서 1등할 수 있었던 공부하는법 공부방법 (3)

 

 

 

평범한 사람이 의대에서 1등할 수 있었던 공부하는법 공부방법 (3)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고 나니 분위기가 무척 다름을 느꼈습니다. 정규 수업 전 1주일 정도 미리 만나 합숙하며 선배들로부터 골학을 배우는데, 뼈이름을 외우는 시간입니다. 수백여개의 뼈와 뼈부분의 이름을 무작정 달달 외우는 것입니다. 첫 과목이 해부학인데, 뼈이름을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벅차기 때문입니다. 생소한 의학용어에 정신없이 헤매고 있는데, 그런데 수의대, 간호학과 출신 동기들은 남달랐습니다. 이 후 골학 뿐 아니라, 해부학 포함 다른 과목에서도 빠른 적응력과 높은 암기력, 이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수의대 출신 친구 중 한 명은 MEET 를 급하게 3개월만 대강 공부하고 합격했다고 하니, 정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규수업의 첫 과목은 해부학이었습니다. 차가운 해부학 실습실에 햇빛이 내리비치는 어느 날, 해부학 첫 시험의 결과가 발표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적막 후 제 이름이 호명이 되는 것입니다. 2등과 근소한 차이로 제가 1등을 했다고 합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1등이라니. 결과적으로 해부학 전체 과목에서도 1등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후에는 다른 친구와 1등과 2등을 번갈아 가다가 졸업할 때는 아쉽게도 2등으로 졸업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어떨 때는 제가 1등을 하여 전액 장학금을 받기도 하였고, 2등을 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1학년 해부학의 중반이 지났을 무렵, 열심히 하려는 의지는 있었으나, 성적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동기들로부터 공부방법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당시 작성한 노트입니다.

 


 

공부방법을 소개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는데...솔직히 창피합니다. 특별히 저만의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방법 또한 단순해서 제 방법이 의대 공부에 효과가 있는지도... 제 자신조차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각 사람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유효한 방법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1명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간단히 적어 보겠습니다. (수업시간에 잘 들어야한다 등의 기본적인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제 경우 복습이나 시험 공부를 할 때, 일단 손으로 적습니다. 제가 잠이 많아서 책이나 강의록을 눈으로만 보면, 졸려서 얼마 보지 못합니다. 항상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다단을 나누고, 정리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색깔은 빨간색, 검은색, 파란색 3가지 정도만 사용하고, 중요한 내용이다 싶으면 형광펜으로 눈에 띄게 표시해 놓습니다. A4용지는 어디서든 구할 수 있고, 1장 단위로 추가하거나 빼거나, 순서를 바꾸는 것이 자유로워서 편합니다. 휴대하기도 편할 뿐아니라 (들고 다니면서 보기 편합니다.) 줄이 없으므로, 그림을 그릴 때도 칸에 구애받지 않아서 저는 A4용지에 적는 것을 선호합니다.

 

정리할 때는 최대한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내용이 빠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화 시키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산만하게 나와있는 내용, 복잡하게 그려진 그림 등을 필요한 요소만 포함되게 단순화 시켜 정리합니다. 마치 지금 적는 것이 곧 기억 속에 새기는 과정인 것처럼, A4용지에 적은 것만이라도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마 책이나 강의록의 내용들을 자기 자신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자기 속에서 재생산, 변형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기억하기도 쉽고, 그 기억도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책에 나온 관상동맥을 제 나름대로 변형시켜 그린 그림입니다. 단순화 시키고, 그림을 그리면서, 관상동맥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림을 염두해 두고, 책을 볼 때 훨씬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텍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솔직히 해부학은 그림으로 그려보는게 제일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히 어떤 구조물에서 기억해야할 몇 가지 중요한 텍스트가 있다면, 그것도 정리해서 같이 적어 둡니다. 텍스트는 금방 기억에서 떠오르지 않겠지만, 적어도 본인이 어디에, 어떻게 적어 놓았는지는 기억이 나므로, 필요할 때 금방 찾아서 볼 수 있고, 반복이 되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리하면서, 내용의 흐름이나 구조를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강의록의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계속 곱씹으면서 무엇이 대주제이고, 소주제인지, 어느 것이 상위항목인지 하위항목인지 그것만 뚜렷하게 정립되어도 체계적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한 A4용지의 결과물보다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득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천천히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판단해 가며, 정리하면서, 스스로 의문을 품고,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공부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지금 이방법으로 과연 주어진 시간 내에 다 공부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다른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으나, 정말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고민이 될 때, 그저 묵묵히 적으며 정리하고 하나씩 이해해 나가는 것은 분명 어느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가 다되면 머릿속으로 대충 큰 그림이 그려 집니다. 그럼 족보도 보고, 부족한 부분도 계속 암기하면 되는데, 솔직히 시간이 모자라서 힘듭니다. 팔다리때도 시간이 모자라서 족보도 1회분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정리를 해놓고 보면, 처음 정리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 다음 리뷰할 때는 금방 합니다. 형광펜으로 체크한 것 중심으로 보면, 기억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되고,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적긴 적었지만, 글을 보는 사람들마다 적잖이 실망할 것 같습니다. 독특한 방법도 아니고,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험도 중요하지만, 지금 공부하는 지식이 아무나 배울 수도 없는 것들이고, 훗날 사람들을 살리는데 필요한 멋진 지식들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고 얻어 가려 한다면 좀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저는 무조건 A4 용지에 손으로 적었습니다. 일단 적으면 정리가 됩니다. 상위개념인지, 하위개념인지 제목으로 정리가 되고, 복잡한 교과서 텍스트가 정리하면서 단순화 되어 그 정보를 가지고 외우든, 혹은 응용하든, 다루기 편리해집니다. 특히 메커니즘이나 flow 차트 등은 제가 알기 쉽게 그림으로 정리를 합니다. 그러면 이미지 통째로 외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중요한 부분은 빨간색과 형광펜을 이용하여 체크해 놓습니다. 나중에 다시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한 번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하지만 한 번 잘 정리해 놓으면 나중에 정리한 것만 읽으면 되니 두번째 읽는 것은 금방입니다. 정리만 했다고 해서 다 기억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독을 하면 기억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기억력이 pumping 되는 것이지요. 삼독째에는 체크한 부분 위주로 한 번더 봅니다. 주관식이 있다면, 외워야 하겠죠. 그렇게 3~5독을 하면 자신감이 붙습니다. 

 

의대에서 선배들이 정리한 기출문제를 족보 혹은 야마라고 합니다. 기출문제의 위력이 어마어마 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권력으로 사용하는 유급생도 있었고, 기출문제만 공부하는 동기들도 많았습니다. 저도 기출문제를 보긴 했지만, 정리본 3독을 먼저 하고 기출문제를 보았습니다. 물론 기출문제 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후달리고, 또 잘 풀리지 않아 후달린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실제 시험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큰 효과를 발휘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과거 기출문제가 많이 반영이 안된 탈족이 많이 된 시험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몇 가지 과거에 제가 정리했던 기록을 첨부합니다. 저는 이 기록을 당시에 사진으로 찍어 파일로 만들어 태블릿 PC 에 담아가지고 어디서든 다시 검색이 되게 하였습니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후에 실습할 때나 필요할 때,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 바로 찾아서 어떻게 정리해 놓았는지 내용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하면 할수있다" 라는 자신감과 정리하는 시간 동안 다른 외부 주변의 신호들 (말, 시선, 평가, 방해 요인 등등) 을 모두 차단하고 오롯이 공부하고자 했던 것에 집중하였던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린 이 방법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고, 더 좋은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방법을 찾으셔서 소중한 목표를 이루시기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3/27 - 평범한 사람이 의대에서 1등할 수 있었던 공부하는법 공부방법 (1)

2020/03/31 - 평범한 사람이 의대에서 1등할 수 있었던 공부하는법 공부방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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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2020.04.02 10:47 신고

    역시 브뢰인이셨군요. 계속해서 승승장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 2020.04.02 17:11 신고

      특별히 남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일을 할때 남들보다 시간을 더 써야하고 더 부지런해야 따라가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노력하니 결과가 좋았고,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따라서 미리 시작도하기전에 "나는 안될꺼야"하고 겁먹지 말고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해야합니다.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한번 정리해서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0.04.24 11:52 신고

    자기 확신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되는군요~ 좋은 자극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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