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에서 엑스레이를 찍는 이유, 엑스레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
투석실에서 투석을 받으시는 분들은 최소 3개월에 한 번 이상은 흉부 엑스레이를 찍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건체중이 맞게 설정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환자 분들은 본인이 촬영한 엑스레이를 못보고
주치의 선생님을 통해 간단히 설명을 듣게 되시거나
엑스레이를 보시더라도 별로 관심없이 넘어가시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흉부 엑스레이 한 장 촬영하는 것이지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이 많습니다.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 몇 가지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심장 크기 변화
심장크기의 변화를 보면 그 환자의 건체중이 잘 맞는지, 중요한 증거를 제시해줍니다.
심장은 흉부 엑스레이 중간에 세모 모양으로 불투명한 흰색으로 보입니다.
심장의 크기가 커졌는지, 작아졌는지, 이전 사진과 비교하여 눈으로 보고 짐작할 수 있지만,
수치상으로 정확히 비교를 하기 위해서 CT ratio 라는 수치를 구합니다.
어려운 개념은 아니고, 전체 가슴 크기 중에 심장이 차지하는 크기가 몇 %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위 그림에서 A, B, C 길이를 측정한 후
(A+B) / C 로 구하면 전체 가슴 중 심장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50% 이하여야 정상으로 보고,
그 이상이면 심장이 크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투석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심장에 기능이 떨어져있거나,
오랫동안 높은 혈압에 노출되어 심장이 커져있는 경우 (CT ratio 50% 이상) 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절대적인 기준도 중요하지만, 과거 자신의 엑스레이와 비교하여
심장크기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장이 이전에 비해 커졌다면, 건체중을 낮춰서 수분을 더 빼내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고,
심장이 이전보다 작아졌다면, 건체중을 유지해도 되겠지만,
심장 크기가 너무 작아지면서 혈압이 너무 떨어져서 힘들어하시면
건제중을 높여 체내 수분을 남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보겠습니다.
최근 투석을 시작하신 환자 분의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65세 남자 이며,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삽입까지 한 이력이 있습니다.
최근 투석을 시작하여서 투석 카테터도 우측 (사진의 왼편) 에 삽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투석 시작하고 얼마안되어 찍은 사진이 오른쪽 사진입니다. (CT ratio 52.8%)
왼쪽 사진은 최근에 혈압이 낮아 확인해 본 사진입니다. (CT ratio 47.7%)
눈으로 대강 보기에도 오른쪽 사진보다 왼쪽 사진의 심장크기가 작아진 것이 느껴집니다.
엑스레이를 확인 한 후 건체중을 조금 높여 안정적으로 투석 중에 있습니다.
2. 폐부종 및 흉수 존재 유무
투석받으시는 50대 남자 환자 환자분인데,
최근 이상하게 숨이 찬다고 하여 엑스레이를 촬영해본 사진입니다.
우측이 과거사진이고, 좌측이 현재 사진입니다.
원래 양쪽 가슴 끝은 뾰족하게 끝나야 합니다. (우측 파란 화살표)
그런데 방금 찍은 사진에는 물이 차서 뾰족한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흉수)
게다가 심장크기도 커져있고, (심비대)
폐에 전반적으로 물이 많아 보입니다. (폐부종)
그렇다고 해서 최근 체중이 많이 늘어온 것도 아니고,
체중 변화도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엑스레이를 보자마자 응급실로 의뢰했습니다.
결국 이 분은 관상동맥이 막혀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았습니다.
이 후 심장기능이 호전되어 폐부종, 심비대, 흉수가 모두 호전되었습니다.
3. 폐렴이나 폐암의 존재 유무
투석환자분들은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폐렴에도 취약합니다.
감기 증상이 지속되어 촬영한 엑스레이에서 폐렴이 확인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폐렴으로 고생했던 환자분들은
이 후에 감기증상이 생기면 폐렴인지 걱정된다며,
엑스레이 촬영을 요청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만, 폐암의 경우 크기가 크면 엑스레이에서도 보이나,
초기의 작은 폐암은 엑스레이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엑스레이만 믿고 있으면 큰 일납니다.
최근에는 초기 폐암을 빨리 진단하기 위해
방사선 노출이 적은 (대신 해상도가 좀 떨어짐.) 폐 CT 검사가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4. 늑골 골절의 유무
그 외에 갈비뼈 (늑골) 의 골절도 알 수 있습니다.
60대 남자분이고, 최근 우측 갈비뼈 부위에 통증이 생겨 촬영한 흉부 엑스레이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늑골 골절이 보입니다.
이미 아물고 있는 상태이고, 이런 단순한 늑골 골절이면,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없어
진통제만 드리고 경과를 보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0_투석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석실 이야기] 걸음걸이가 좀 이상해서 CT 찍어봤더니 뇌출혈?! (2) | 2020.10.05 |
---|---|
[투석실 이야기] 가려워 죽겠어요! (투석환자 소양증 원인, 치료) (0) | 2020.10.05 |
[투석실 이야기] 응급 투석이란? 24시간 투석이란? (8) | 2020.09.26 |
[투석실 이야기] 투석을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나요? (3) | 2020.09.25 |
[투석실 이야기] 부갑상샘 호르몬은 무엇인가요? (투석환자와 부갑상샘 호르몬) (0) | 2020.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