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실 이야기]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 80대 할머니 투석을 최근에 시작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동정맥루 혈관 대신 카테터로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할머니께서 카테터가 위치한 우측 어깨 쪽이 아프다고 호소를 합니다. 처음에는 카테터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카테터는 피부 밑으로 들어가 쇄골 위를 지나 혈관으로 늘어갑니다. 피부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카테터가 움직이면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카테터와 피부를 실로 두 땀 정도 꼬매놓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커프와 피부가 서로 붙어버리게 되어 실 없이도 고정이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카테터 표면에 톡 튀어 나와있는것이 커프 (cuff) 입니다. 피부와 잘 붙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피부에 고정을 시켜줄 ..
[투석실 이야기] 추한 모습을 보여서 미안해. 첫 만남 : 극도의 저염식 최근 80세 할머니 한분이 투석을 시작하였습니다. 콩팥이 나빠진 원인은 당뇨였습니다. 이곳에 처음 투석하러 오신날,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한손에는 묵주를 꼭 쥐고 계셨습니다. 첫 날 투석을 하면서 시행했던 검사를 보니 영양수치도 바닥, 나트륨도 바닥, 인수치, 칼륨 수치도 바닥입니다. 이 검사결과는 너무 음식을 못드셔서 생긴 결과 같았습니다. 첫날 메스껍고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잘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 스쳐갔습니다. 다음 투석 날 오셨을 때 여쭤봅니다. "어머니 왜 식사를 잘 못하셨어요? 혹시 너무 싱겁게 드시는 것은 아니세요?" 보통 투석이나 입원 같은 큰 변화가 생기면, 가족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줍니다. 이럴 때 저염식을..
[투석실 이야기]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분 기억에 남는 어느 환자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70대 중반의 남자환자 투석하신지도 오래되셨습니다. 3년전 처음 뵈었을때 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설사가 너무 심해 이것 저것 약도 쓰고 검사도 해보고 겨우 해결이 되었나 싶으면 갑자기 뇌졸중이 생겨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중 이것 저것 검사를 하는 도중에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하며 도망쳐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한동안 잘 지내시는 듯 하다가도 주말에 토마토, 참외 같은 과일 종류를 많이 드시고 칼륨이 높아 응급실에 다녀오시기도 하였고 평소 괜찮던 혈압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혈압이 잡히지 않아 혈압약을 급하게 조정하느라 긴장했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허리하고 다리가 ..
[투석실 이야기] 혈압약의 큰형님, 미녹시딜이 생산중단이다? 미녹시딜 생산 중단! 고혈압용으로 미녹시딜을 공급해왔던 유일한 제약사 한 곳이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아래 기사 참조) 고혈압용 미녹시딜은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제약사는 비급여 탈모약으로 생산하는게 이득입니다.) 제가 있는 병원에도 미녹시딜이 새로 공급이 안되고 있습니다. 원내 남아있는 재고로만 처방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미녹시딜 처방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녹시딜이란? 미녹시딜이란 약은 직접적인 혈관확장효과가 있는 약으로 혈얍약으로 개발이 되었다가 발모 부작용(?) 이 있어 탈모약으로 더 유명한 약입니다. 현재는 미녹시딜보다 훨씬 더 좋은 혈압약이 많이 개발되어 혈압약으로는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고혈압 ..
[투석실 이야기] 식사를 잘 못드시는 할머니 어떡할까? 영양이 중요 나이가 들수록 영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면 기력이 없고 신체기능이 저하되며 특히 근육이 감소하여 거동이 힘들어지고 쉽게 낙상하여 다치기 쉽습니다. 거동이 힘들어지면 자꾸 누워있게되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있게되면 폐렴이 잘 생기고 혈전이 잘생겨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를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투석하는 분이라면 영양은 더 중요합니다. 투석 중 영양분이 소실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타민과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왜 못드실까? 못드시는 이유를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거기에 맞게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분들이 기력이 없고 식사를 못하는 중요한 이유 3가지를 살펴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에는 내 전담 주치의가 있다 얼마 전 즐겨 읽는 경제신문에 가정의학과에 대한 칼럼이 실렸습니다. 가정의학과의 문지기(gatekeeper) 역할, '건강 내비' 역할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의료비가 비싸고 전문의를 만나기 어려운 환경이라 1차 진료의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집주변 상가에 학원과 병원이 정말 많습니다. 게다가 동네 병원에서 만날 수 있는 의사는 대부분 '전문의'입니다. 그래서 가정의학과를 거치지 않고 본인 판단에 따라 혹은 인터넷 검색 혹은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스스로 진료과를 정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석받는 분들은 투석 병원이 곧 '건강 내비'의 역할을 하는구나.' 실제로 투석받는 날이 아닌데도 어딘가 몸이 ..
[투석실 이야기] 보이스 피싱 비교적 젊은 여자 환자분입니다. 당뇨가 심해 다리가 불편하고 한쪽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처음 뵈었을때만 해도 혈압변화가 심하여 투석 중에도 혈압이 뚝뚝 떨어져 구토를 하기 일쑤였고 복통과 설사도 자주 생겼습니다. 당시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많이 늘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물섭취가 무척 많았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무심코 충동적으로 드시는 물의 양이 무척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소주잔 작전을 시행하였습니다. 물컵 대신 소주잔으로 물을 드시는 것입니다. 다행이 이 분은 작전을 잘 따라주었습니다. 게다가 예쁜 소주잔으로 구입해서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소주잔 작전을 시작한 후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체중을 적게 늘어오시니 혈압 떨어지는 빈도가 훨씬 줄어들었고..
[투석실 이야기] 어지럽고 울렁거려요. 이석증이라고요? 으웩~ 어지러워요. 최근 투석실에 오셔서 어지럼을 호소하는 분이 몇 분 계셨습니다. 투석하시는 분이 갑자기 어지럽다고 하시면 가장 먼저 저혈압 때문일까봐 무척 걱정이 됩니다. 저혈압이라면 혈압약을 줄일지, 건체중을 올릴지 여러가지 생각해야할 것들이 많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다칠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선 어지럽다고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어지러우세요? 혹시 주변이 빙글빙글 돌아가나요?" 만약 빙글빙글 도는 양상의 어지럼이라면 역설적이게도 저는 안심이 됩니다. 겉으로 볼 때 구토도 하고 표정도 좋지 않고 매우 힘들어하시지만 머리(뇌) 문제가 아닌 귀문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심을 합니다.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2위 약제 - 트라마돌 지난번 투석실에서 약물 부작용 상담이 가장 많았던 약제를 알아보았습니다. 2023.01.03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1위 약제 - 리리카 / 뉴론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1위 약제 - 리리카 / 뉴론틴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부작용 상담 빈도 1위 약제 - 리리카 / 뉴론틴 약물 부작용 주의 투석실에서 회진을 돌면, 투석 뿐 아니라 다양한 신체 증상에 대한 상담 문의가 들어옵니다. 그 중 대부분 sondoctor.co.kr 이번에는 그 다음으로 흔한 2위 약제를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트라마돌이라는 약입니다. 진통제로 흔히 쓰는 약입니다. (울트라셋, 파라마셋, 트리돌 등의 약제에 들어있는 성분..
[투석실 이야기] 3번 뇌신경 마비, 왼쪽 하지 마비 최근 투석실에서 뇌와 관련된 질환이 2케이스가 발생하여 기록해 봅니다. 첫번째 이야기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신부전으로 투석 중인 중년의 환자분입니다. 이 분은 당뇨발의 악화로 전에도 몇 차례 발가락 절단 수술을 한 적이 있으며, 최근 수개월 전에는 무릎 아랫쪽 하지 절단 수술을 시행하고 의족으로 생활하시는 분입니다. (그만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혈관상태가 좋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한 쪽 눈의 통증이 생겼고, 한 쪽 눈을 뜨지 못하면서 사물이 2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전형적인 3번 뇌신경 마비 증상입니다. 뇌에서 시작하는 12개의 신경이 있는데, 이를 뇌신경이라고 합니다. 그 중 3번 뇌신경은 안..
[투석실 이야기] 이제 투석하는 날 맞춰서 혈관시술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feat.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 고시 일부 개정, 2022-294호) 위 Q&A 에서 보듯 혈관시술 또는 수술 관련 외래 및 입원 진료는 투석과 관련 없이 시행이 가능해졌습니다. 2023년 1월 1일 부터 적용됩니다. 그러니 일부러 투석을 맞출 필요 없이 시술 받아야 할때 편하게 시술 받으시면 됩니다.
[투석실 이야기] 투석하면 혈압이 뚝! 투석 안하는 날은 혈압이 고공행진! 혈압 안정화 대작전! 투석실은 혈압과의 전쟁 투석하시는 분들에서 혈압은 매우 중요합니다. 혈압이 높으면 위험하고 혈압이 낮아도 투석때 힘이듭니다. 투석 중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저혈압 증상이 발생하면 다리를 올리고 생리식염수를 주사하는 등 바로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혈압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활력징후이기 때문에 사실상 투석실은 혈압과의 전쟁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투석하시는 분들마다 서로 다른 혈압 패턴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매번 회진때마다 혈압 차트를 보기 때문에 환자분들의 혈압 패턴이 외워 집니다. 외우지 않으려고 해도 외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주일에 3번, 한 달에 12번, 우리 부모님보다도 더 자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