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혈관 동정맥루 6의 법칙 (rule of six) 투석치료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동정맥루 투석 바늘은 두껍습니다. 많은 혈류가 오고 가는 투석 치료 특성상 작은 바늘로는 투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혈관도 마찬가지 입니다. 본래의 얇고 가는 혈관으로는 투석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몸의 본래 혈관을 두껍고 튼튼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이 바로 동정맥루 수술입니다. 원래 우리 몸은 심장에서 혈액이 나와 동맥을 거쳐 모세혈관에 이르고 거기서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또 조직에서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받아 정맥을 거쳐 다시 심장으로 돌아갑니다. 동정맥루는 모세혈관을 생략한채, 동맥에서 정맥을 바로 이어준 것입니다. 동맥의 큰 압력이 정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혈..
투석실 화재 대응 메뉴얼 (신장학회) " 각 침상마다 가위 하나씩 놔주세요. " 이번 이천 투석실 화재 사건으로 인해 너무 걱정이 된다며 어떤 환자분께서 제게 건의했던 내용입니다. 인공신장실 화재 얼마전 인공신장실 화재라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비극적인 상황에서 생명까지 잃게된 환자와 의료진이 있어 충격이 더욱 컸습니다.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투석환자분들도 많이 걱정하시는 모습입니다. 신장학회에서 최근 화재 대응 메뉴얼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래서 메뉴얼 중 주요 내용을 실어보려고 합니다. 화재 대응 활동 출처 : 신장학회 화재 대응 메뉴얼 (인공신장실용, 1-1판) (1) 화재 발견 시 최초 발견자는 ‘불이야’를 외쳐 주변에 알리고, 가장 가까운 곳의 소화기로 화재 진압을 시도한다. 다른..
운동광(狂) 투석인 특징 투석실에 무조건 하루에 4시간 이상 운동을 해야하는 분이 계십니다. 하루라도 운동을 빼먹으면 좀이 쑤셔 어쩔 줄 몰라하십니다. 무조건 4시간동안 걷거나 뛰거나 해야합니다. 그런 분이 두 분 계십니다. 이 두 분을 보면,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됩니다. 투석하시는 분들, 특히 투석 중 혈압이 자꾸 떨어지는 분 또는 자꾸 살이 찌시는 분들에게 저는 운동을 특히 강조합니다. 운동의 효과는 아마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확실히 운동은 효과가 있습니다. 근육이 많은 분들이 투석 중 혈압이 잘 안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운동에 미친 분. 제가 느낀 이 두 분의 특징을 적어보려 합니다. 1. 체중이 늘지 않는다. 두 분다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투석 간 체중..
부갑상선 호르몬을 얕보지 말라 투석실 혈액검사 공략집에 이어 2022.08.10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혈액검사 공략집 (1) 2022.08.11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혈액검사 공략집 (2) 부갑상선 호르몬이 이성을 잃으면 생기는 일 전에 설명드렸듯 부갑상선 호르몬은 혈액 속에 칼슘이 적을때 발동이 걸립니다. 그래서 뼈를 자극하여 칼슘을 뺴앗아 혈액속으로 내보내도록 합니다. 그러면 혈액 속 칼슘 농도는 올라갑니다. 뼈는 칼슘의 저장창고 이니까요. 그런데 부갑상선 호르몬이 시도때도 없이 발동이 걸린다면? 뼈에서 계속 칼슘이 나가니까 뼈가 약해질 것 입니다. 그리고 칼슘이 이곳저곳을 떠돌면서 침착이 되어 혈관을 딱딱하게, 심장도 딱딱하고 두껍게 만듭니다. 혈관과 심장의 탄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
0. 개요 얼마전 투석을 처음 시작하신 분이 오셨습니다. 중년의 여성분. 콩팥이 좋지 않아 대학 병원을 꾸준히 다니다가, 콩팥 기능이 점점 악화되어 결국 혈액투석치료를 시작하게 되고. 대학병원 투석실 자리는 만석인데, 투석은 중단할 수 없기에 집에서 가까운 지역병원 투석병원으로 옮기오신 분입니다. 투석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당혹스러운데, 그동안 의지하고 관리받았던 대학병원, 주치의 교수님도 멀어진 상태 얼마나 슬프로 두렵고 걱정될지 알기 때문에, 특별히 더 친절하게 대화를 청합니다. 역시 몇 마디 대화를 하지 않았음에도 눈 속에 눈물이 가득 고입니다. "투석만은 하지 않길 바랬는데...." 투석을 시작할 때 참 두렵고 막연히 무섭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석을 시작하여 이미 일상생활에 큰 만족..
투석실 혈액검사 공략집(2) 전편 요약 2022.08.10 - [투석실 이야기] 투석실 혈액검사 공략집 (1) 스스로 신경써야 조절이 가능한 인, 칼륨을 우선 맞추자. 나머지는 병원에서 조절해 줄 것이다. 인, 칼륨이 5.5 가 넘는 분은 경각심을 가지고, 최소한 5.5 미만으로 조절해보자. 5.5 미만으로 조절이 되었다면, 더 안전하게, 더 건강하게 5 미만으로 유지해보자. 핵심만 기억하자 (확장편) (1) 빈혈 수치 (헤모글로빈) : 10~12 빈혈 수치는 10~12를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13 이상으로 너무 높아도 안좋다고 합니다.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빈혈수치가 낮으면 조혈주사 and/or 철분주사를 주실 것입니다. 조혈주사에 대한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조혈주사를 쓰다보면 조금씩 빈혈수치가 ..
투석실 혈액검사 공략집 (1) 정기검사에 관심을 갖자 투석을 하면 매달 1회 이상 정기 검사를 합니다. 매달하는 검사는 투석실 인증평가의 요건이기도 하지만, 최소 한 달에 한번은 체크를 하여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투석실 마다 검사 종류는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빈혈이나 각종 전해질, 간수치 등 검사 항목이 꽤 많습니다. 2년마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보다 검사 항목이 풍부합니다. 그러므로 매달 하는 검사에 관심을 가지고 결과를 확인한다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피드백이 중요 검사 결과를 설명할 때, 결과를 듣는 환자분들의 반응은 여러가지로 나뉩니다. 듣는 둥 마는 둥 관심없어 하시는 분 몇 가지 항목에 대한 결과를 추가로 더 여쭤보시는 분 "이번에 간..
모범생에서 투석실에 모범생 같은 분이 계십니다. 제가 생각하는 모범생이란, 항상 오실때마다 체중과 혈압이 일정하고, 매달 체크하는 혈액검사에서도 식이와 관련된 인, 칼륨 수치가 비교적 안정적인 분입니다. 70대 중반의 우리 할아버지 모범생은 투석할때 항상 안정적이어서 저도 마음이 좋았습니다. 말썽쟁이로 어느 날 부터인지, 혈압이 오릅니다. 원래 혈압약도 안드시던 분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인가 싶었는데,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습니다. "아버님, 왜 요새 혈압이 높을까요?" "아 TV 를 보고 신경을 쓰니까 올라가는거여~" "아 네.... (TV 를 본다고 혈압아 이렇게 올라갈까...) (수 일뒤) "아버님, 오늘도 혈압이 높네요, 지난 번에는 괜찮았었는데요." "배가 고파서 혈압이 올라가는거여~" "아 네..
극심한 스트레스 1. 인간 계량기 40대 남성분입니다. 평소 관리를 굉장히 잘하여 회진때 별로 해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입니다. 항상 일정하게 체중을 늘어오시는 분입니다. 체중을 일정하게 하기 위해 일정한 운동을 하고, 밥도 정확히 무게를 달아 소분해서 드신다고 합니다. 체중만 일정할 뿐아니라 혈압과 검사결과도 항상 일정하게 잘 유지되었습니다. 2. 변화의 시작 아직 젊으시기 때문에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어렵게 어렵게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항상 피곤해보였고, 투석하는 시간동안은 축 늘어져 곯아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자주 팔과 허리의 근육통이 생겨, 진통제를 처방받아가셨습니다. 그러면서, 체중이 들쑥날쑥해졌고, 혈압도 들쑥날쑥, 원래 혈압약을 복용안..
병원에서만 혈압이 정상이라니... 1. 갑자기 뇌출혈로 입원 투석실에서 여러 환자분들을 지켜보다보면 각자의 혈압 패턴이 있는 듯합니다. (1) 어떤 분은 처음부터 130으로 시작하여 끝날때까지 유지하는 분이 계신 반면, (2) 대체로 투석 시작 후 후반부로 가면서 혈압이 약간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3) 또 당뇨를 오래 앓으신 분이나, 체중이 많이 늘어오신 분의 경우 투석 시작은 140 으로 했지만 1시간 뒤 혈압이 갑자기 100으로 급강하하는 분도 있습니다. (4) 어떤 분은 중반까지는 멀쩡하다가 투석 종료 30분을 남겨두고 갑자기 혈압이 급강하하는 분도 있습니다. (5) 반대로 투석을 하면서 혈압이 자꾸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또한 좋지 않은 징후입니다.) (6)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
내 몸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 1. 지금 당장 수술을 한다면 딱 좋은데... 3년전 처음 투석을 시작한 분입니다. 50대 초반 남성분.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짙게 베인 말투에 표현 하나는 확실히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병원에 불만사항이나 자기 의견은 분명히 표현하는 분. 약간 비만한 체형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내시경과 초음파를 했는데 왼쪽 콩팥에 3~4cm 크기의 혹이 하나 있습니다. 깜짝 놀라 여쭤보니, 이미 알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병원에서 혹이 있는 것을 들었고 암이 의심된다고 했지만, 조직검사나 수술을 했을 경우 출혈이 생기고 지혈이 안될 것을 염려하여 더이상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미 오래되었고, 크기도 그때와 똑같으니, 아마 안자랄것 같다고. 암이라도 자신은 끄떡없다고 호탕하게 ..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2년전 숨이 차서 오신 중년의 남성분이 있습니다. 검사를 해보니 폐에 물이 차있고 콩팥기능도 나빠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혈압과 당뇨가 있었지만 그동안 정기검진 한번 없이 지낸 분입니다. 결국 병이 곪고 곪아 말기신장병이 되버렸습니다. 투석을 시작하고 많이 좋아졌습니다. 폐에 고여있던 물도 다 빠지고, 혈압과 혈당도 안정되었습니다. 숨이 찬 증상이 호전되자 이제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게되었습니다. 표정도 밝아졌고 자신감도 엿보입니다. 투석을 시작하고 표정과 얼굴 색이 건강하게 바뀌고 전에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일상이 바뀐 분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어느 날, 회진때 그 분이 갑작스런 질문을 합니다. "일을 해도 되나요?"..